서피랑 자수작업실 ‘바늘그림’ 김희숙 대표는 “자수는 사람과 사람, 시간과 공간, 기억과 감정을 잇는 일이다. 자수로 앞으로의 삶도 꽃피우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40년 자수 인생, 자수 장인 바늘그림 김희숙 대표의 이야기통영 서피랑 언덕을 따라 계단을 오르다 보면 하얀 담장 사이로 낮고 조용한 공방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따뜻한 햇살과 꽃들이 반겨주는 자수작업실 ‘바늘그림’은 40년간 자수 인생을 걸어온 김희숙 대표의 삶의 공간이다.작업실 안쪽에 들어서면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 온 것처럼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들과 식물들, 김 대표가 정성을 담아 만든 자수의 모습이 조화를 이루며 우주 만물을 위로하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통영 서피랑 언덕을 따라 계단을 오르다 보면 하얀 담장 사이로 낮고 조용한 공방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따뜻한 햇살과 꽃들이 반겨주는 자수작업실 ‘바늘그림’은 40년간 자수 인생을 걸어온 김희숙 대표의 삶의 공간이다.김희숙 대표가 처음 바늘을 든 건 고등학교 2학년 가사 시간이었다. 수업 과제로 병풍에 수를 놓던 순간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꿨다. 김 대표는 “살면서 그렇게 재미있는 건 처음이었다. 자수가 채워지는 바탕에 색이 입혀지고, 그림이 완성되는 게 너무 신기했다”고 회상했다.22살 결혼을 한 그는 본격적으로 자수 작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취미생활겸 부업으로 수를 놓았다. 바늘을 잡으면 잠도 오지 않았고, 밤을 꼬박 새워도 피곤하지 않았다. 시간도 잘 갔다. 그렇게 40년이 흘렀다. IMF 외환위기, 아이들 양육 등 이어지는 개인의 삶 속에서 한 번도 바늘을 내려놓지 않았다.김 대표는 “먹고 살기 위해서였다면 못 했을 거다. 이제껏 자수를 하면서 한 번도 하기 싫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즐겁고 좋아서 했으니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실과 바늘은 40년을 함께해 온,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동무”라고 미소지었다.그가 운영하는 공방 ‘바늘그림’은 10년 전부터 오프라인 공간으로 꾸려졌다. 처음에는 집 안에서 조용히 작업했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작업물들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SNS에 작업 사진을 올렸고, 그의 작품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는 국내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특별함으로 다가왔다.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들과 식물들, 김 대표가 정성을 담아 만든 자수의 모습이 조화를 이루며 우주 만물을 위로하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김 대표의 공방에는 자수 작품뿐 아니라, 꽃과 돌, 자연 소품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손님들은 자수를 보러 왔다가, 그녀의 삶과 태도를 보고 머물다 가기도 한다.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는 국내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몇 년 전 프랑스·호주·미국에서 온 방문객들과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그들에게도 이곳은 잊지 못할 공간으로 남아있는 듯했다.김 대표의 바늘 한 땀 한 땀에는 사연과 기억, 위로와 치유가 깃들어 있다. 그에게 있어 자수는 한 사람의 감정과 기억을 담고 풀어내는 고요한 치유의 언어다.그는 “몸이 아픈 분들, 암 투병 중인 젊은 분들도 자수 보러 먼 곳에서 통영을 찾는다. 얼마 못 산다고 하시면서도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을 찾다가 여기로 온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울컥했다. 작업실을 찾는 많은 분들에게 이 공간이 위로와 치유의 공간이 됐으면 하고 바랐다”고 말했다.이어 “자수를 놓는다는 것은 마음속 어지러움을 정리하는 일이다. 조용히 바늘을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정리가 된다”고 덧붙였다.김 대표의 바늘 한 땀 한 땀에는 사연과 기억, 위로와 치유가 깃들어 있다. 그에게 있어 자수는 한 사람의 감정과 기억을 담고 풀어내는 고요한 치유의 언어다.김 대표의 자수 작품에는 유독 동백꽃이 자주 등장한다. 통영의 시화이기도 한 동백꽃은 그녀의 삶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는 “돌아가신 엄마가 동백을 정말 좋아했다. 엄마 생각이 나서 자수를 놓기 시작했는데, 알고 보니 통영 시화도 동백이었다. 서울에서 오신 분들은 동백꽃을 직접 볼 일이 없다며 자수로 놓은 동백을 감탄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동백꽃을 더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김 대표의 자수는 도안 없이 진행된다. 여러 전시회를 다니며 떠오른 아이디어를 머릿속에 넣어와서 손으로 직접 그린다. 그의 작품은 벽걸이, 가리개, 쿠션, 파우치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된다.김희숙 대표는 여러 전시회를 다니며 떠오른 아이디어를 머릿속에 넣어와서 손으로 직접 그린다. 그의 작품은 벽걸이, 가리개, 쿠션, 파우치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된다.김희숙 대표는 현재 40년 자수 인생을 돌아보는 첫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그는 “이제는 내가 40년 동안 뭘 해왔는지, 어떤 걸 정말 보여주고 싶은지를 구상하고 있다. 단 한 번만이라도 제대로 준비해서 개인전을 열고 싶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내년 정도에 개인전을 열 계획”이라고 목표를 밝혔다.이어 “앞으로 자수를 놓을 수 있는 시간이 많아야 10년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엔 손이 떨려서 못할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간이 더 아깝고 더 소중하다. 지금은 하루하루가 너무나 귀하고 감사하다. 하루하루가 선물 같다. 자수는 사람과 사람, 시간과 공간, 기억과 감정을 잇는 일이다. 자수로 앞으로의 삶도 꽃피우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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