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관리어업공동체의 모범’ 통영외줄낚시 공동체 조치흠 위원장통영외줄낚시 공동체를 이끄는 조치흠 위원장은 “바다는 어업인들 스스로 보존하고 지켜야 한다. 우리는 영세한 어업인들이지만 바다를 지키기 위한 책임감은 누구보다 크다. 자율적으로 바다를 위한 규칙을 지키고 어업공동체를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바다는 자식들에게 물려줄 유산입니다. 우리가 바다를 버리면, 그 뒷세대는 바다와 함께 살아갈 수 없습니다. 어업인들이 지키지 않으면, 아무도 못 지킵니다”통영외줄낚시 공동체를 이끄는 조치흠 위원장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바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늘도 바다 위를 지키고 있는 조 위원장은 외줄낚시 어업인들의 현실적 삶을 끌어안고, 자율관리어업의 최종 목표인 ‘선진 공동체’에 도달하기 위해 묵묵히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조 위원장은 지난 2017년 외줄낚시를 시작, 2019년 공동체 위원장을 맡아 지금까지 7년째 공동체를 이끌어오고 있다.그는 “외줄낚시는 말 그대로 줄 하나로 물고기를 낚는 전통 어업 방식이다. 장비에 의존하지 않고 사람의 기술과 감각으로 고기를 잡는다. 방어, 농어, 볼락 같은 고급 어종이 주요 대상이다. 다른 어업에 비해 우리 어업은 친환경적”이라고 말문을 열었다.통영외줄낚시 공동체는 지속가능한 어업생산 기반 구축과 수산자원보전을 위해 해양쓰레기 수거를 생활화하고, 해적생물 구제, 금지 체장·생산량 준수 등을 자율적으로 지키며 모범생활을 이어오고 있다.조 위원장은 자율관리어업 활동일지를 모두 직접 관리하며, 회원들과 해양환경 보호에 노력하고 있다.매물도 출신인 조 위원장은 어릴 적 해녀인 어머니가 바다에 나가던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 매물도 섬에서 통영 육지로 전학 와 자취를 하며 생계를 꾸렸고, 고등학교 이후 부산에서 기술을 배워 다양한 직업을 거쳤다. 종착지는 다시 통영 바다였다. 그래서 그는 누구보다도 바다의 소중함을 더 잘 안다.조 위원장은 “어릴 때부터 바다를 보고 자랐기에 지금의 해양오염이나 자원 고갈 문제는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바다는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삶의 터전”이라며 자율관리와 환경보전을 강조했다.현재 외줄낚시는 이상기후와 수온 변화, 어장 황폐화 등으로 자원이 고갈되고 배의 연료비가 크게 올라 과거와 비교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외줄낚시가 사양길로 접어들었다고는 표현할 수 없다. 최근 공무원 퇴직자와 소방관, 군인 출신 등이 제2의 인생을 찾으러 외줄낚시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조치흠 위원장은 “중노동이 아니라서 나이가 많아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외줄낚시의 장점이다. 공동체 회원은 총 30여 명이다. 회원 중에 올해 86세가 된 분도 아직 현역이다. 70세 이상 회원이 7명이고, 가장 젊은 회원은 40대다. 귀어귀촌 등으로 낚시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바다가 또 다른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의 고민 중 하나는 유통 구조의 개선이다. 현재 대부분의 활어는 통영수협 위판장을 거치지만, 공간이 좁아 고기들이 상처를 입고 상품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조 위원장은 “특히 농어는 살아있으면 kg당 3만원, 죽으면 만원도 못 받는다. 유통 단계에서 죽으면 어부의 수입도, 고기의 가치도 사라진다. 공동체 차원의 소형 수족관과 직거래 체계를 만들어 전국의 물차가 직접 활어를 사갈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이 구조가 갖춰지면 어부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더 신선한 생선을 식탁에 올릴 수 있다”고 목표를 밝혔다.조 위원장은 해저 인공어초의 오염 문제도 지적, “경남에만 2만5천여 개, 전국적으로는 10만개가 넘는 어초가 설치돼 있지만, 폐그물, 쓰레기, 자망 등으로 둘러싸여 제 기능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고기가 어초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들어간 고기는 나오지도 못한다. 결국 어초는 고기 감옥이 된다. 특히 수심 40m 이상의 어초는 청소가 어렵고 특수장비 없이는 손쓸 방법이 없다. 해양환경 보호를 위해 국가 차원의 해저 어초 청소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조치흠 위원장은 바다를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변화는 의식 개혁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그는 “지금 어업인을 대상으로 안전조업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와 함께 어업인의 인식을 바꾸는 교육도 동시에 마련돼야 한다. 우리 어업인들이 해양정화 활동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데 결국 중요한 것은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바닷속 오염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바다는 대대손손 자손들에게 물려줄 유산이다. 어업인들 스스로 보존하고 지켜야 한다. 우리는 영세한 어업인들이지만 바다를 지키기 위한 책임감은 누구보다 크다. 자율적으로 바다를 위한 규칙을 지키고 어업공동체를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