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유일의 대기업 브랜드 마트인 롯데슈퍼가 폐점을 결정하고 이달 24일 판매를 끝으로 문을 닫는다. 롯데슈퍼는 롯데마트사업부에서 운영하는 기업형슈퍼마켓(SSM)으로, 대기업의 지역상권 잠식에 대한 우려 속에 2010년 5월 3일 개점, 15년 동안 운영돼왔다. 그러나 최근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결국 폐점을 결정했다. 특히 현재 입점해 있는 건물주와 임대차 계약 결렬이 폐점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롯데슈퍼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슈퍼는 최근 적자가 누적되면서 임대료 조정을 원했으나 건물주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23년 2월 함양농협이 130억 원을 들여 대규모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직매장을 교산리에 준공하면서 롯데슈퍼의 입지가 더욱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지역의 인구 감소로 인해 소비층이 축소되고, 전반적인 지역경제 침체 여파로 롯데슈퍼의 적자가 누적돼 온 것도 폐점의 이유로 꼽힌다. 때문에 롯데슈퍼 측은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4월 말 이전에 문을 닫기로 결정하고 4월 24일까지 폐점 할인행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더 이상 공산품은 들여오지 않고 재고를 소진하고 있어 마트 매대는 텅 비어가고 있다.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은 19일까지만 공급한다. 롯데마트가 폐점한 이후 해당 자리에 새로운 마트가 들어올 것인지도 관심사다. 하지만 건물 임대료가 비싸고 인근 마트들과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새로운 마트가 입점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건물주가 타 지역에서 3개의 슈퍼마켓을 운영한다고 알려진 가운데, 건물주가 직접 마트를 운영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직원들의 고용승계도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슈퍼에서 근무하는 직원 13명 중 3명의 롯데 소속 정직원은 타 지역 마트로 발령할 예정이며, 계약직 10명은 직장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슈퍼에서 일하는 한 관계자는 “함양군의 유일한 대기업 브랜드 마트로 처음 입점할 때 많은 반대에 부딪히며 어려움 속에 입점했는데 이렇게 문을 닫게 돼 안타깝다”며 “이제는 직원들도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슈퍼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경우 제품 선택권이 제한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평소 다양한 음식을 즐겨 만든다는 정나래(수동면, 34살) 씨는 “허브나 향신료 등 외국 식재료를 지역의 다른 마트에서는 구하기 어려운데, 유일하게 롯데슈퍼에서 판매해 왔다”며 “대기업 유통 체계를 통해서 들여오는 수입 제품과 식자재를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살 수 있었으나, 앞으로 지역에서는 필요한 식료품 구입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함양 롯데슈퍼마저 문 닫으면 대도시 말고는 지역에서 다양한 식자재를 구할 방법이 없어진다”면서 “소비자 불편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