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4월 26일. 그날은 하늘도 울고 땅도 울었다. 의령4·26사건 희생자들의 넋을 추모하고 유가족의 애환을 달래기 위한 제 2회 의령4·26위령제 및 의령4·26추모공원 준공식이 오는 4월 26일 오전 10시 궁류면 평촌리 9번지 일대 의령4·26추모공원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에는 유가족 군민 기관사회단체장 등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요 내빈은 의령군수 경남경찰청장 유족회장 등이다. 지난 2024년 제 1회 ‘의령4·26위령제’ 및 추모식 행사에서는 42년 전 벌어졌던 궁류면 ‘총기 난사사건’ 때 어머니를 잃었던 전도연(62) 씨가 “보고 싶은 우리 엄마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를 낭독하자 현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오늘은 실컷 엄마 생각하고 울어 보고 싶어요. 42년 동안 벚꽃 피는 4월은 저에게 슬픈 봄이었는데 이제는 4월이 기다려질 것 같아요. 여기 따뜻한 곳에서 엄마 좋아하시는 꽃 보며 편히 쉬고 계세요. 내년 4월에도 엄마 보러올게요.” 희생자들의 억울한 ‘恨’이 42년 만에 공식적으로 위로받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이번 제 2회 ‘의령4·26위령제’는 성격이 다르다. 행사 일정표에는 김성희 경남경찰청장에게 ‘유가족께 드리는 말씀’을 주요 내용으로 3분의 시간이 할애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4년 행사에는 유가족의 반대로 경찰은 아예 참석하지 못한 바 있다. 이번에는 그것도 경남도 경찰의 수장이 참석하는 것으로 확인돼 또 다른 의미를 띨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성희 경남경찰청장이 사건발생 43년 만에 경찰 고위직이 처음으로 추모행사에 참석한다. 경찰 고위직이 참석하기까지는 류영환 유족회장과 경찰의 대화가 직접 만나기도 하면서 지난 2024년부터 꾸준하게 이어졌다고 의령군 관계자는 지난 4월 22일 확인해줬다. 하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의령경찰서 관계자도 이날 오후 2시 의령신문과의 면담 약속에도 경남도경찰청의 함구령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니까 경남도 경찰 수장의 ‘유가족께 드리는 말씀’ 내용이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시간도 3분으로 잡혀 있어 희생자 넋을 달래고, 유가족에게 위로와 사죄의 말을 전달하는 원론적 차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2024년 행사 때 일부 유가족들이 경찰에 적대심을 드러내기도 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변화가 감지된다. 이와 함께 제 2회 의령4·26위령제에서는 오태완 군수의 추모사에서 특별법 제정, 합동 위령제 등 발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별법은 희생자 명예회복, 부상자 지원, 위령제 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며 현재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의령군 관계자는 확인해줬다. 또 이날 진주 제일병원 정회교(93) 대표원장에게 감사패가 전달된다. 제일병원에는 궁류 사건과 관련하여 사진이 전시돼 있고 이 같은 사실이 보름 전 확인됐다고 의령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제일병원과 함께 당시 진주 고려병원도 궁류 사건 환자 치료 병원으로 지정됐다. 특히 이날에는 올해 추모공원 조성 완료 후 처음으로 공식 준공식이 함께 열린다. 추모의 의미를 더욱 뜻 깊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의령4·26추모공원은 총 8천891㎡의 부지에 위령탑이 세워진 추모공간을 중심으로, 고요히 사색할 수 있는 전망공간과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놀이공간, 사계절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녹지공간 등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또한 방문객의 편의를 고려하여 화장실과 사무실이 마련된 건물 1동과 주차장도 함께 갖추고 있다. 한편, 이날 행사는 대북공연으로 시작해 위령제(개제선언, 제례), 추모식(내빈소개, 국민의례, 오태완 군수 추모사, 김성희 청장 ‘유가족께 드리는 말씀’, 비둘기 퍼포먼스, 헌화, 추모공연), 추모공원 준공식(주제영상, 경과보고, 감사패 전달, 오태완 군수 기념사, 축사, 테이프 커팅, 기념식수 시삽)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유종철·전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