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흘러버린 시간, 지금 글자를 배워도 그만, 안 배워도 그만, 그러나 아쉬움이 남고 싶지 않아서 부끄럽지만 도전했어요”3월4일 함양군 유림초등학교에서 열린 신입생 입학식은 여느 때와 달리 조금 특별했다. 어린 초등학생들 사이로 단정한 차림의 우옥점 할머니(82)가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유림초등학교에는 1학년 신입생 두 명과 함께 우 할머니가 특별한 학생으로 입학했다. 나이에 상관 없이 누구에게나 배움의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한 순간이었다. 입학식이 열린 유림초등학교 체육관 버들마루에는 학부모와 교사,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함께 자리해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이옥임 교장은 입학허가 선언을 하며 “새롭게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우옥점 할머니의 도전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며 존경을 표했다. 더불어 유림초등학교 총동창회에서는 올해 입학생들을 위해 장학금 30만 원을 기부하며 따뜻한 응원을 보냈다. 우 할머니가 학교에 가기로 결심한 이유는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준다. “버스를 기다릴 때마다, 버스에 적혀있는 행선지를 읽을 줄 몰라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했어요. 추성으로 가는지 마천으로 가는지 읽을 수 없었죠. 이제는 학교에서 열심히 글을 배워서 글을 모르는 다른 할머니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어요” 끝으로 우 할머니는 “책을 읽을 줄 알면 세상이 더 넓어 보일 것 같아요. 편지도 써보고 싶습니다. 비록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이왕 학교에 입학했으니, 우리 어린 학생들과 함께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겠습니다” 이에 대해 이옥임 교장은 “할머니가 학교에 다니면서 꼭 무언가를 빨리 익혀야겠다는 생각보다, 천천히 웃으면서 학교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며 “이렇게 우옥점 할머니가 용기를 냈듯, 다른 분들도 주저하지 않고 배움의 길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