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한 멍게양식 어장에서 어민이 고수온에 폐사한 멍게를 건져올리며 "피해가 막대하다"고 토로했다。봄철이면 활기로 가득해야 할 통영의 멍게 양식장이 올해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바다의 꽃이라 불리는 멍게가 제철을 맞았지만, 수확량이 급감하면서 멍게수협은 올해 초매식을 취소했다.이는 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고수온 영향 때문이다. 멍게의 적정 생장 수온은 10~24도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해 여름 바다 수온이 30도를 넘는 유례없는 고수온이 한 달가량 이어지면서 멍게 성체뿐만 아니라 새끼 멍게까지 대량 폐사했다. 이로 인해 통영 지역의 멍게 폐사율이 97%에 달하며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이 같은 피해로 인해 올해 봄철 출하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양식장과 수산업계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한 멍게양식 어민은 “예년 같으면 지금이 가장 바쁜 시기인데, 올해는 수확할 멍게가 거의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지난 2023년 통영시 산양읍 영운항 멍게 작업장 모습.멍게는 보통 2~6월 본격적으로 출하된다. 특히 통영은 국내 멍게 유통량의 70%를 차지하는 주요 생산지다. 하지만 지난해 발생한 고수온 피해로 인해 소비자들도 신선한 햇멍게를 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수협과 어민들은 1년차 어린 멍게를 출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출하는 빨라야 5월 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멍게수협과 멍게양식 어업인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대책 마련과 정부의 지원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멍게수협 관계자는 “앞으로 고수온이 매년 반복되면 이번과 같은 악순환이 계속될 우려가 크다. 고수온에 안전한 양식장을 조성할 방안을 모색 중이며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