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는 끝났지만 민심이 던진 메시지는 이제부터 읽어야 한다. 이번 선거는 현직 군수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재선에 성공하는 것으로 마무리됐지만, 그 이면에는 지역 정치권 전체를 향한 경고와 과제가 함께 담겨 있다.군수 선거만 놓고 보면 일방적인 승부였다. 4자 구도 속에서도 현직 군수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정책 경쟁보다는 각종 의혹과 네거티브 공방이 선거판을 지배하면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 네거티브 방식의 정치가 더 이상 민심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은 지역 정치인들이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대목이다.그리고 도의원과 군의원 선거, 경선 과정까지 종합하면 결코 어느 한 정당이 웃을 수만은 없는 결과를 보여줬다.국민의힘, 성공인 듯 성공 아닌 결과국민의힘은 사실상 절반의 성공만을 거둔 셈이다. 군수 선거 승리에도 불구하고 도의원 선거에서는 예상보다 큰 격차를 만들지 못했고,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여러 의석을 상대 당과 무소속에 내주며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현직 함양군수를 단수공천해 성공을 거둔 것, 경남도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것을 제외하고, 3개의 지역구가 있는 군의원 선거 결과는 실패에 가깝다. 4명을 공천한 가선거구에서 2명, 2명을 공천한 나선거구에서 1명, 3명을 공천한 다선거구에서 1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국민의힘이 군의원 후보로 공천한 9명 가운데 당선한 사람은 4명으로 과반을 넘지 못했고, 군의회 10개 의석 중 비례대표를 포함해 가까스로 5개 의석을 차지하게 됐다.이 과정에서 현직 의원으로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못한 3명(임채숙·양인호·정광석)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 중 2명(임채숙·정광석)이 당선됐다.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하지 않고 당을 떠나게 한 책임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특히 산청·함양·거창·합천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성범 국회의원의 공천 책임은 지역 안팎에서 제기돼 왔다. 함양은 물론 거창과 합천에서도 공천을 둘러싼 잡음과 갈등이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당내 혼란과 민심 이반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공천은 정당 정치의 출발점인 만큼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같은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더불어민주당, 군의회 입성 성공했지만높은 대통령 지지율을 등에 업고 시작한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더욱 냉철하고 뼈아프게 이번 선거 결과를 돌아봐야 한다. 도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42%를 득표했고, 정당에 투표하는 군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39%에 달하는 지지를 얻었지만, 군수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20%에 불과했다.함양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의힘 출신 송경열 예비후보를 영입해 무리한 경선을 치르고, 송 후보가 경선에서 탈락하자 도지사·교육감 선거에 집중하면서 서필상 후보는 나홀로 선거를 치르다시피 했다.여기에 송경열 예비후보는 함께 경선을 치른 서필상 후보에 대해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제기했고, 일파만파 문제가 확산되자 자진 탈당해 버렸다. 그 일련의 과정 속에 벌어진 당내 분열과 갈등이 고스란히 서필상 군수 후보의 지지율로 드러난 것이다.한편 모든 군의원 지역구에 1명씩 당선자를 배출하면서 지역 민주당은 존재감을 나타냈지만, 3명의 당선인(박해철·조용수·박동구) 모두 각각 음주운전, 위계공무집행방해, 사기로 전과를 갖고 있는 등 군의원 후보로서 정치신인들에 대한 자질 검증이 충분히 이뤄졌는지는 여전히 논란이다. 정치인으로서 이들의 역량은 앞으로 의정 활동을 통해 평가받을 것이다.이번 선거는 정당이 지방선거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혹자는 지역정치에 정당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말한다. 일면 일리 있는 얘기다. 그러나 정당은 선거에 앞서 후보의 정치적 신념과 철학,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거름망 역할을 한다. 지금 우리 지역사회에 정당이 제 역할을 해왔는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