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2024년, (아래)2025년. 도천동 도천위판장 인근 똑같은 장소. 1년 넘게 인도에 버려진 채 방치된 폐해수관. 도시 해안 미관을 훼손하고, 보행자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도대체 누가 치우는 겁니까? 사람 다니는 길목이나 바닷속에 쓰레기가 수두룩한데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습니까?”지난 16일 찾는 통영시 도천동 도천위판장 근처. 1년 전과 달라진 게 없는 모습이다. 길 위에 방치된 폐해수관은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닷속은 폐해수관이 방치돼있고, 해조류와 어업 관련 쓰레기가 얽혀 떠다닌다. 수산1번지라 자부하지만, 통영의 민낯이다.해수관의 지름 100mm 이상이면 경상남도가 최초로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하고 이후 연장 허가는 경상남도 항만관리사업소에서 한다. 하지만 행정에서는 폐해수관에 대한 철거 여부, 사후관리에 대해서는 확인을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100mm 이하 관에 대한 법정 규정은 없다.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이 같은 법적 공백 속에서 일부 수산물 가공업체와 횟집 등에서는 해수를 끌어 쓰다 막히면 관을 잘라 바다에 그대로 버린다. 현장 조사에 따르면 바닷속에는 이런 소형 폐해수관 수십 개가 얽히고설켜 부유물, 어업 쓰레기와 뒤엉켜 해양 생태계를 질식시키고 있다.길에서 마주친 한 시민은 “길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으면 누군가는 치우는데 바닷속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길에 널브러져 있는 이 폐해수관은 아무도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저렇게 방치돼 있다. 매번 해양 정화활동 한다고 하면 뭐하나. 길옆에 있는 폐해수관 하나 처리하지 못하는데. 이러면서 수산업이 발달한 도시하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쓴소리를 했다.한산신문은 통영환경운동연합과 지난해부터 통영 바닷속에 쌓인 폐해수관의 실태를 파악하고, 수차례 통영시와 경남도 등 관계기관에 이 문제를 제기해왔지만 실질적 변화는 없다. 수산업체에 대한 계도, 불법 투기 조사, 행정 조치 등도 어느 것 하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법의 사각지대와 행정의 무관심 속에 통영 바다는 조용히 죽어가고 있다.“폐해수관 역시 해양쓰레기, 통영시는 수거·관리에 나서야 한다”-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박정용 사무국장해수인입관의 관리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6일 통영시 도천동과 미수동 현장을 방문했다.도천동 수협 위판장 옆 인도 주변에는 잘려 나간 지름 100mm의 청색 폐해수관과 플라스틱 상자가 방치돼 있었다. 폐해수관 내부에는 담치류와 같은 패류가 새카맣게 부착돼 있었으며, 플라스틱 상자에도 따개비와 담치 등이 붙어 있어, 이들 폐기물이 장기간 바닷속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이러한 해양 폐기물은 즉시 수거되지 않아 도시 해안 미관을 훼손하고, 보행자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나아가 생활쓰레기의 무단 투기로까지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또한 부착 생물들이 폐사하면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해 깔따구, 파리, 모기 등이 끓고 있어 시민들의 위생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인근 바닷속 상황은 더 심각했다. 다수의 폐해수관이 바다에 방치돼 있었고, 폐해수관에는 굴, 담치류 등의 패류와 파래, 청각 등의 부착생물이 자라고 있었다. 또한 각종 부유물질로 인해 수질이 악화돼 시야 확보조차 어려운 상태였다.과거 미수동‧봉평동 일대는 바지락, 개조개, 개불 등 다양한 해산물이 풍부하고, 잘피와 해조류가 서식하던 청정 해역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이러한 생물들이 거의 사라졌으며, 일부만 바지락 종패를 키우며 소규모로 보호하는 실정이다.결국 폐해수관 방치로 인해 잘피와 패류의 서식처가 줄어들면서 수생태계가 파괴됐고, 그 결과 어족자원도 고갈됐고, 그 피해는 어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한편 미수동 횟집단지 인근에서는 우수관로에 해수 인입관을 연결해 사용하는 사례가 확인됐으며, 사용 중인 해수관과 방치된 폐해수관이 뒤섞여 있었다. 해안가 곳곳에도 폐해수관이 여전히 방치돼 있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일부 개선된 점은 있으나,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이 폐해수관들을 아무도 수거하지 않는 것일까?통영시 해양산업과는 공유수면 점사용 업무와 관련해 바다, 육지 부분 해상 경계선을 두고 통영시와 항만관리사업소의 관할이 나뉜다며 책임을 서로 전가하고 있는 실정이다.하지만 ‘통영시 해양쓰레기 수거 및 처리 지원에 관한 조례’ 제2조(정의)1항에 따르면 ‘해양쓰레기’란 ‘해안에 버려지거나 해류에 의해 유입된 각종 폐기물’로 명시돼 있고, 제3조(시장의 책무)1항에 따르면 ‘해양쓰레기 발생을 억제하고 이를 신속하게 수거·처리하는 등 아름다운 해안을 가꾸기 위한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2항에는 ‘시장은 해양쓰레기 없는 아름다운 해안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통영시 조례에 따르면 방치된 폐해수관 역시 엄연한 해양쓰레기에 속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통영시는 이제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폐해수관 수거와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글·사진=강송은·박초여름 기자편집=배선희 기자총괄=김봉애 총무부장후원=문화체육관광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