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명품’ 통영소반 50년 명맥을 이어오다 세상을 달리한 국가무형유산 소반장 보유자 추용호 선생의 추모 기림비 건립을 위한 전시민 문화운동이 전개된다.‘전통 명품’ 통영소반 50년 명맥을 이어오다 세상을 달리한 국가무형유산 소반장 보유자 추용호 선생의 추모 기림비 건립을 위한 전시민 문화운동이 전개된다.기림비 건립 문화운동을 전개하는 통영인간문화재기림제 박정욱 회장은 이번 추용호 선생 기림비 건립과 관련해서 “이번 모금 운동은 통영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국가무형문화재를 기리고, 그 정신과 예술성을 후세에 온전히 계승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이번 모금운동은 통영 소반의 장인 추용호 선생께서 후계자 없이 작고하신 안타까운 현실을 시민과 함께 나누고, 그분의 업적과 예술 정신을 기리기 위해 국가무형문화재 기림비군 내 기념비를 건립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이 비석은 단지 하나의 기념물이 아니라, 통영의 문화와 장인의 숨결을 기억하는 문화 정체성의 상징이자 다음 세대를 위한 정신적 유산이다. 시민 여러분의 정성이 모여 하나의 비가 세워질 때, 그것은 통영 전체가 함께 세운 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모금운동의 적극 참여를 당부했다.현재 통영인간문화재기림제는 우리 민족의 전통과 문화적 유산을 전승하고자 지역 내 시민들이 인간문화재 선양사업을 논의, 지난 2020년 추진위를 발족하고 첫 예를 올렸다. 특히 인간문화재를 위한 기림제가 봉행된 일은 전국에서 통영이 처음으로, 그 의미가 크다.추용호 선생의 기림비 건립을 위한 모금운동은 8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이며, 기념비 건립 예정일은 오는 10월 25일 봉평동 통영중학교 인근에 위치한 인간문화재 비림이다. 참여 방법은 ‘정성 한 마음=1만원’ 후원으로 카카오뱅크 3333-34-5194671(인간문화재추용호기립미/박정욱) 또는 현장 접수할 수 있다.한편 추용호 선생은 지난해 8월 혼자 거주하던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고인은 온 나라로 불려 다닐 만큼 소문이 자자하던 소목장 추웅동(추을영, 1912-1973) 장인의 아들로 태어나 50년 동안 통영 소반의 명맥을 이어왔다.‘소반’은 음식 그릇을 올려놓는 작은 상으로, 통영소반은 해주반과 나주반, 충주반 등과 함께 우리나라 전통 소반으로 잘 알려져 있다.과거 선친이 만든 소반은 피난살이 할 때도 봇집 위에 얹어갈 만큼 대우를 받았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엔 육영수 여사가 직접 이 집에서 통영소반을 구입해 갔을 정도로 명성이 높았다.고인은 스물네 살 무렵, 갑작스레 돌아가신 선친이 받아놓은 주문을 완수하기 위해 스스로 소반을 만들기 시작했다. 물려받은 예술적 감각과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어지간한 물건은 눈에 차지 않아하는 통영 장인들도 그의 솜씨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2평 남짓한 작업, 250여 개의 연장은 늘 말없이 장인의 열정을 대변했다. 흔들림 없는 자세로 손끝 감각에 숨을 죽이고 있으면, 각종 자귀와 대패가 그의 손을 따라 춤추고 한국 최고의 통영소반은 그렇게 탄생했다.하루 종일 작업에 열중하다 보면 눈이 퉁퉁 붓고, 팔다리와 고개도 비틀어지고, 조각칼에 손가락 끝이 떨어져 나가기도 했지만, 선생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힘이 이마에서 손끝까지 짜릿하게 느껴지곤 한다”며 다시 나무를 쥐었다.지난 2002년 선생은 중요무형문화재(현 국가무형유산) 지정 실사를 거쳐 전문위원 만장일치 최고점을 받았지만, 국가 지정이 아닌 경남도 지정 무형문화재(제24호)로 등록됐다. 장인의 솜씨는 최고였으나 그 당시 제도적으로 중요무형문화재가 일시 명예직으로 전환, 무보수가 되면서 통영소반의 맥이 끊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이후 제도가 환원돼 12년 만에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 소반장 보유자로 인정받았지만 그는 여전히 웃지 못했다. 대를 이어온 소중한 기술을 전수해 줄 후계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통영소반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공방은 도시계획도로 개설로 사라질 위기에도 처했었다. 1970년대만 해도 통영소반 백골제작 중심지로 영화를 누렸던 도천동, 윤이상 생가 옆 아주 오래된 20평짜리 가옥은 선친의 대를 이어 인고의 세월을 다듬은 선생의 집이자 공방이었다.선생은 1년간 천막농성까지 하며 시민과 함께 삶터를 지켜냈고, 마침내 공방은 2017년 10월 국가등록문화유산 제695호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