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의 언론통제와 군민의 알 권리 침해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알 권리’는 국민이 정치·사회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하고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이다.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언론·출판·집회·결사 등을 통한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규정하면서 국민의 알 권리도 이 범주 안에서 상식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정보의 자유, 정보의 수집, 정보의 공개를 청구할 수 있는 이러한 헌법상의 권리에 대해 함양군은 유난히 폐쇄적이다. 행정권력이 정보를 독점하거나 정보의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군민 개개인이 가진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다. 8월28일 오전 10시, 함양군의회 의장실에서 함양군 간부공무원들과 의원 간 간담회가 열렸다. 군의 핵심사업과 주요 의제를 논의하는 이 자리에 기자의 출입이 제한됐다. 의회사무과에서는 “함양군의 요청으로 이번 간담회를 비공개로 진행한다”며 “앞으로 있을 모든 간담회 역시 비공개한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군의회에 주요 사업 등을 설명함에 있어 언론이 현장에 있으면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당연히 지켜져야 할 군민의 알 권리가 ‘공무원들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차단된 셈이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약칭 정보공개법)’ 제9조에는 비공개 대상 정보를 규정하고 있다. △국가안보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보호에 지장을 초래하는 정보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 △공개될 경우 부동산 투기, 매점매석 등 특정인에게 이익 또는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 등으로 비공개 정보를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비공개 대상 정보를 제외한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모든 정보는 전부 공개 대상인 것이다. 취재를 하다보면 군에서는 핑계로 “확정된 게 아니라 내부 검토 과정에 있거나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취재를 거부하곤 한다. 정보공개법에 따르면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을 이유로 정보를 비공개할 경우에는 해당 과정 및 단계 종료 예정일을 안내해야 하고, 종료되면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심지어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성명이나 직위까지도 공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간담회를 “공무원들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기자의 출입을 막아서는 건 명백한 위헌이자 위법 행위다. ‘밀실회의’를 통해 무슨 비밀얘기를 하고 싶은 걸까? 군민의 대표로 군민이 선출한 군의회와의 간담회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공무원들이 공개를 거부하는 건 대한민국 지자체 그 어디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다른 지자체도 비공개로 한다더라”는 군청 관계자의 변명은 더욱 어처구니없다. 뿐만 아니라 군민을 대변해야 할 의회가 왜 이런 황당한 군의 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였는지도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밀실에서 군청이 보고하고, 의원들이 듣고, 이 자리에서 결정한 것을 의회 상임위 안건으로 상정한다면, 군민들이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는 길은 사라지고, 의회 상임위 또한 요식행위로 전락해 버리고 말 것이다.만약 회의에서 군 이익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일이 논의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만 언론에 엠바고(특정 정보의 공개 시점을 늦추거나 제한하는 것)를 요청하면 될 일이다. 군민은 결과만 통보받는 존재가 아니다. 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하고, 의견을 내고, 정책에 목소리를 보태는 것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함양군의 정책은 군민의 삶과 직결된다. 밀실에서 논의하며 그 문을 닫아건 순간, 군민의 목소리는 노의에서 철저히 배제된다. 의회와 군청이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권력은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어떤 정보라도 군민 앞에 투명하게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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