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6일,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저기압의 영향으로 안의면 귀곡리 마을에 들어서기 전부터 악취가 나기 시작해, 도장골소류지 아래에 위치한 돈사 입구에 도착하자 심각한 축분 냄새가 코를 찔렀다. 두통과 구토를 유발할 정도로 악취가 심한 현장에는 외국인 노동자 한 명이 분뇨저장시설 앞을 지키고 있었다.2주 전, 지붕 없이 야외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분뇨저장시설로 인해 비 오는 날이면 축분 유출이 크게 우려된다는 주민의 제보가 있었던 가운데, 비가림시설이 설치됐긴 했지만, 밀폐형이 아닌 탓에 악취 문제는 여전했다. 빗물이 저장시설로 유입되지 않을 뿐, 저장조가 가득 차면 축분이 인근 농경지와 개천으로 흘러들 수 있는 상황은 여전했다. 잠시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악취가 심각한 상황에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낯선 이들의 갑작스러운 방문을 한껏 경계했다. 그를 통해 농장주와 현장에서 통화를 시도했다. 농장주는 “약품 처리를 해 악취가 나지 않을 텐데…그렇게 심각합니까?”라며 외려 현장의 상황을 되물었다.이곳뿐만 아니라 귀곡리 일대에는 해당 돈사와 비슷한 시설이 한 곳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의 생활권 침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함양군에 따르면 올해 들어 귀곡마을에서만 악취로 인한 민원이 3건이나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현재 함양군에는 34개 농가에서 총 7만8647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다. 이 가운데 안의면에는 10곳의 농가에서 2만2441마리를 키우고 있다. 함양군 전체 돼지 사육두수의 28.5%에 달한다. 함양군에서 가장 큰 규모다.군 관계자는 “귀곡리에는 노후화된 양돈장이 두 곳 있다”며 “민원이 발생하면 해당 농가를 방문해 악취를 포집, 경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점검과 단속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전했다.그러나 주민들은 현행 단속 방식만으로는 실효성이 없다고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악취 단속에 적발돼도 △1차 적발시 50만 원 △2차 적발시 70만 원 △3차 이상 적발시 건당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뿐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감내해야 하는 피해에 비해 솜방망이 수준의 처벌은 축산 환경 개선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군 차원의 적극적인 노후 축사 현대화 지원 등 획기적인 제도적 개선이나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주민들의 고통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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