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통하는 도시, 통영’을 실현하는 김원철 통영영화인협회장은 "통영다운 방식으로 천천히, 꾸준히 세계와 연결되는 영화제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미소지었다.통영영화제 집행위원회(위원장 김원철 통영영화인협회장)는 오는 27~29일 열리는 제3회 통영영화제 경쟁부문 본선작 12편을 확정, 지난달 26일 발표했다. 경쟁부문 공모에는 총 712편이 접수됐다. 1회 441편, 제2회 607편이 응모했으며 올해 3회 영화제에는 712편이 응모하며 영화인들의 참여와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제3회 통영영화제를 앞두고, 집행위원장인 김원철 통영영화인협회장을 만나 통영영화제의 철학, 올해 영화제의 특징과 본선 진출작 선정 과정, 앞으로의 방향성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통영영화제가 다른 지역 영화제와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은?부산·전주·부천·제천·미장센·무주산골·울주산악·정동진·서울독립영화제 등 각각 주제와 규모가 확고한 영화제들은 이미 많습니다. 통영영화제는 그들과 ‘주제·규모’로 경쟁하기보다 통영이라는 도시의 정체성과 매력을 중심에 두고, 신뢰와 네트워킹을 축적하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지향합니다. 화제성보다 네트워킹과 절차의 투명성, 단기 성과보다 창작자·관객과의 장기 파트너십, 일회성 이벤트보다 상영 이후의 동행을 더 중시합니다. ‘로컬답게 오래 가는 영화제’가 목표입니다.제3회 통영영화제에는 역대 최다인 712편이 응모했습니다. 참여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홍보 채널이 아주 많진 않지만, 1회, 2회 다녀간 영화인들 사이에서 ‘작지만 잘 챙겨주는 영화제’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조금씩 입소문이 났던 것 같습니다. 통영이라는 도시 자체가 워낙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저희가 매년 주제를 한정해서 공모를 받고 있음에도 700편이 넘었습니다. 자유 주제였으면 아마 1천편도 넘었을 거라고 봅니다. 숫자보다 더 중요한 건, 이 영화제를 어떤 사람들이 계속 찾고 있느냐인 것 같습니다.올해 슬로건 ‘영화로 통하는 도시, 통영’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통영은 예전부터 예술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그 예술이 영화로 연결되고, 또 지역과 사람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잡은 슬로건입니다. 결국은 영화로 사람과 도시가 ‘통’하자는 뜻입니다.T-그린(여행, 가족, 환경), T-블루(로컬, 바다), T-레드(예술, 예술인) 섹션을 기획하게 된 배경과 의도는 무엇일까요?보통 영화제는 매해 하나의 주제를 정하곤 하는데, 통영이라는 도시는 한 가지 주제로 묶기엔 담을 게 너무 많아서 주제를 나눴습니다. 통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바다와 섬, 해양의 이미지를 담은 ‘T-BLUE’, 통영이 배출한 수많은 예술가들, 예술혼과 열정을 상징하는 ‘T-RED’, 자연, 환경 그리고 ‘관광도시 통영’의 여행 이미지를 담은 ‘T-GREEN’ 이 세 가지 색을 통해 통영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심사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두신 평가 기준은 무엇이었나요?주제, 연출, 의도, 기술 등 중요하지 않은 요소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완성도 높은 좋은 작품을 선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통영영화제는 작품이 관객과 얼마나 진정성 있게 만날 수 있는가를 특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상영 이후의 대화, 여운, 연결 가능성까지를 포함해 ‘좋은 영화’로 판단하고자 했습니다.관객들이 이번 영화제에서 특히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롯데시네마에서 진행되는 본선작 상영과 관객과의 만남, 통제영역사홍보관 2층에서 고전 상영관 ‘봉래극장’을 복원한 특별전, 폐막식에서 상영되는 통영영화아카데미 시민 수료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영화제의 시작을 여는 개막식이 영화제의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우 홍수아와 서지석의 사회로 진행되는 개막식에는 국내외 초청 영화인들의 레드카펫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올해는 AI 기술로 제작한 개막작 상영, 가수 바비킴과 이기찬의 축하공연까지 더해져 영화제의 시작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김원철 통영영화인협회장은 "이번 영화제가 시민들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상영 플랫폼, 지역 창작자에게는 등단의 관문, 도시에겐 지속가능한 영화 생태계의 기반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고 말했다.통영 시민들에게 이번 영화제가 어떤 의미로 다가가길 기대하시나요?통영 시민들의 문화예술 수준은 매우 높습니다. 연극예술축제, 국제음악제, 미술제 등 다양한 축제가 오랫동안 자리 잡아 왔고 관객의 안목도 깊습니다. 반면 영화 부문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출발해 아직 축적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통영영화제는 이 간극을 메우고, ‘보는 축제’를 넘어 시민이 관객이자 창작자로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지난해부터 통영영화아카데미를 운영해 시민과 청소년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고, 그 수료작을 폐막식에서 상영하고 있습니다. 관람 경험이 제작 경험으로 이어지고, 다시 지역 상영으로 환류되는 선순환을 의도했습니다. 이번 영화제가 시민들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상영 플랫폼, 지역 창작자에게는 등단의 관문, 도시에겐 지속가능한 영화 생태계의 기반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랍니다.앞으로 통영영화제를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싶으신가요?장기적으로는 국제영화제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회에는 일본 작품을 상영했고, 올해는 몽골 작품을 초청해 상영할 예정입니다. 단순히 해외 작품을 상영하는 차원을 넘어, ‘로컬과 로컬의 교류’라는 개념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한 작품, 한 도시, 한 나라씩, 영화로 연결되는 도시—‘영화로 통하는 통영’이라는 슬로건을 실현해가고 있습니다. 크게 부풀리기보다는, 통영다운 방식으로 천천히, 꾸준히 세계와 연결되는 영화제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