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이 운영 중인 각종 위원회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자체 산하 위원회에는 공무원은 물론 각 분야 전문가와 시민 등 민간이 참여해 해당 분야의 군정 및 현안에 대한 자문·조정·협의·심의·의결의 역할을 한다. 이는 시민들의 군정 참여를 보장하고,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전문성·투명성·민주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관련 법령과 지자체 조례에 근거해 운영하고 있다.함양군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위원회 현황(2022년 1월 ~ 2025년 5월)’에 따르면 함양군에는 총 82개의 위원회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연간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는 위원회가 30%가 넘는 수준인 24~27개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중 단 한번만 열린 위원회까지 포함하면 절반 이상의 위원회가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대면심의가 아닌 서면으로 대체하는 심의도 전체 심의 건수의 20%에 이른다. 서면심의 특성상 안건에 대해 충분한 의견 개진이 어렵고, 가부 결정에서도 함양군이 제안한 원안에 따르기 쉬워 사실상 형식에 불과하다.3년반 동안 열린 적 없는 위원회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래발전담당관의 함양군농촌협약위원회는 2022년부터 2025년 5월까지 3년 넘는 기간 동안 단 1번 위원회가 열렸을 뿐이다. 행정과의 장학발전위원회와 인구정책과의 귀농위원회와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운영위원회는 3년반 동안 두 번만 개최됐다. 사회복지과의 아동·여성안전지역연대 운영위원회와 고충심의위원회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아 사실상 ‘간판만 걸린 위원회’로 남아있다.부서별로 살펴보면 환경정책과의 위원회 운영은 매우 소극적이다. 환경정책위원회는 2022년부터 올해 5월까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고, 음식물류폐기물발생억제 성과평가위원회는 2023년에,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2024년에 각각 1번 개최하는 등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지 않은 위원회 운영 현황을 보였다.건설교통과의 교통안전정책심의위원회, 도시건축과의 경관위원회도 같은 기간 동안 두 차례 열렸을 뿐이다. 문화시설사업소의 문화예술회관운영위원회와 함양박물관운영위원회는 연간 1번씩만 개최되고 있다.올해 위원회 운영 어떻게?한편 올해에는 1월부터 5월말까지 82개 위원회 가운데 거의 절반 수준에 이르는 38개가 개최되지 않았다. 특히 민간에 지원하는 지방보조금을 심의·의결하는 지방보조금관리위원회는 매년 8~13회 가량 개최됐지만 올해에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하반기에 각 부서별 위원회 운영이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반면 10회 이상 비교적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위원회는 행정과의 인사위원회·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 사회복지과의 장애인활동지원수급자격심의회, 노인복지과의 의료급여심의위원회, 도시건축과의 계획위원회 등이다.군정의 주요 정책과 사업을 심의·자문하기 위해 설치된 위원회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과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야 할 창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함양군 기획감사담당관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운영 실적이 없는 위원회를 정리하고 있다”며 “하지만 조례 정비 등 절차가 필요해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위 법령에 따라 반드시 위원회를 설치해야 하는 경우에는 임의로 폐지할 수 없다”면서 “각 부서에 서면심의보다 대면심의 개최를 권고하는 등 위원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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