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곳곳에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 381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집을 방치할 경우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화재 등 안전 문제에 취약하고 우범지대로 전락할 수 있어 여러 지자체에서 빈집 활용을 통한 지역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3·4등급 빈집 24%에 달해함양군의 자료에 따르면 함양읍(72채)과 안의면(71채)에 빈집이 가장 많고, 서하면(35채), 휴천면(33채), 서상면(33채), 지곡면(32채), 백전면(29채) 등에도 30채 안팎의 빈집으로 놓여 있다. (2025년 7월 16일 기준) 주택 유형은 모두 단독주택이며, 대부분이 목구조 가옥으로 316채(83%)를 차지해 화재 및 노후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가장 오래된 빈집은 165년 전인 1860년에 지어진 건물로 유림면에 위치해 있다. 1900년~1975년에 지어져 50년 이상 된 건물도 305채(80%)에 이른다. 빈집 등급별로 보면 △1등급(개보수 없이 또는 개보수 후 거주·활용이 가능한 빈집)은 116채 △2등급(안전조치 또는 이에 준하는 정비가 필요한 빈집) 171채 △3등급(붕괴·화재·범죄 발생 우려가 높아 철거 또는 이에 준하는 정비가 필요한 빈집) 56채 △4등급(3등급과 유사하게 철거 및 안전조치 명령이 내려지며, 지자체에 직권 철거 권한이 부여된 빈집) 38채로, 보수·정비가 시급한 3‧4등급이 94채(24.7%)다. “주거 및 커뮤니티공간·창작공간 등 다양하게 활용 가능”빈집 활용을 컨설팅해 온 최성홍 빈집관리사(함양군소상공인연합회 사무국장)는 “여러 지역의 앞선 사례를 보면 지자체가 직접 빈집을 매입해 활용하는 방식은 지속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한다. 대신 “소유자 의사에 따라 매각 또는 컨설팅을 지원하고, 인근 상권 및 자원 조사를 거쳐 카페‧공방‧커뮤니티 등 현실 가능한 쓰임새를 제안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본을 가진 40‧60대를 대상으로 도시민의 5도2촌(5일은 도시에서 일하고, 2일은 시골에서 생활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유도해 지역의 관계인구를 확대하거나, 리모델링 후 단기간 무상 또는 저비용 임대를 통해 활용하면 지역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함양에서는 백전면에 위치한 빈집을 활용해 ‘프로젝트 함양’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의 빈집연구소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단순한 빈집 관리나 위탁운영, 컨설팅을 넘어 콘텐츠 기획·운영 및 수익화를 목표로 빈집 활용 모델 개발에 나섰다. 빈집을 공유 커뮤니티 공간, 창작 거점, 숙박·체험 시설 등으로 다양하게 재구성하고, 지속가능한 빈집 운영 솔루션과 교육 프로그램을 병행해 지역주민과 함께 수익을 창출하는 게 목표다. 타 지역의 빈집 활용 사례는?인근 거창군의 경우 전국 최초로 ‘농촌 빈집은행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빈집 거래 및 활성화에 나섰다. 지자체가 확보한 빈집 정보를 민간 부동산 플랫폼(네이버부동산, 당근마켓, 디스코, 거창군 누리집 등)과 귀농·귀촌 지원 플랫폼(그린대로)에 매물로 등록해 지역 공인중개사와 함께 실질적인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남해군에서는 빈집 4곳을 리모델링해 주거공간 ‘해랑주거’를 조성함으로써 21명의 전입자를 모집했다. 이와 연계해 올해 9월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까지 총 9명의 아동이 해당 지역 초등학교에 입학함으로써 폐교 위기에 놓였던 작은학교 살리기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소멸 대응 빈집 재생사업’ 공모사업을 통해 민간기업과 협력해 빈집 9개소를 워케이션 숙소 ‘소담빌리지’로, 유휴시설 1개소를 커뮤니티 공간 ‘온담스테이션’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최성홍 빈집관리사는 “빈집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경우 지역과 공동체를 살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함양에서도 빈집 활용 방안을 다각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