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국가 시범사업을 앞두고 함양군의 향후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인구감소지역 주민이라면 나이·직업·소득에 관계없이 누구나 매월 15만원을 지급받는 사업이다. 일반 복지 차원을 넘어, 침체된 농촌에서 소비를 늘려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더 나아가 공동체 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앙정부는 국비 40%, 도비 30%, 군비 30% 비율로 재원을 분담해 2년간 시범 운영을 통해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기존 농어업인 수당이 직업군 중심의 지원이었다면, 기본소득은 전 주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실험적 성격이 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9월29일부터 10월13일까지 전국 69개 인구감소지역 군을 대상으로 공모를 받아 10월17일 최종 6곳을 선정한다. 경남에서는 함양군을 비롯해 거창, 산청, 남해, 합천, 하동, 고성, 의령, 창녕, 함안 등 10개 군이 참여 자격을 갖췄다. 선정된 지자체 주민은 내년부터 2년간 매월 15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받게 된다. 경남의 여러 군 가운데서는 이미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남해군은 전담 TF팀을 꾸려 준비에 나섰으며, 시범지역으로 선정될 경우 연간 총 사업비가 약 712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거창군과 산청군도 공모 신청을 검토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반면 함양군은 아직 참여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공모 참여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으며, 재정적 여건을 포함해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걸림돌은 재원 문제다. 경남도는 지난 9월15일 각 군에 공문을 보내 “도비 부담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내년 예산에 농어업인 수당 인상, 수해·산불 피해 복구비 등 시급한 재정 수요가 몰리면서 기본소득 사업에 도비를 투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당초 국비·도비·군비 4:3:3 분담 구조가 사실상 4:0:6으로 바뀌면서, 재정이 열악한 군 단위 지자체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도내 일부 농어민과 시민단체는 도가 농어촌 현실을 외면하고 재정 부담을 기초단체에 전가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조건 속에 함양군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군이 단독으로 부담해 사업을 추진할 경우 다른 주요 현안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동시에 매월 지급되는 15만원이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고 소상공인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특히 고령화로 소비 기반이 취약한 농촌 지역에서는 주민 생활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이처럼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공모 마감이 불과 몇 주 앞으로 다가왔다. 재정적 현실과 정책적 필요 사이에서 함양군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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