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함안군에 본사를 둔 관급 조달 업체 가운데 실체가 없는 ‘유령사무실’이 늘어나면서 지역 조달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은 조달계약을 위한 등록·유지 조건을 눈속임하지만 실제로는 근무 인력이나 업무 수행 능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겉으로만 간판·사무실을 둬 요건을 갖춘 척하거나, 아예 사무실도 존재하지 않고 주소만 있는 ‘페이퍼컴퍼니’도 확인된다.조달계약은 크게 ▲공사 계약 ▲용역 계약 ▲물품 계약으로 나뉘며, 업체가 등록되려면 일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특히 공사와 용역 분야는 자본금, 기술자, 사무실 등 이른바 3대 유지 요건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함안군에 본사를 둔 업체 중 군 행정이 아닌 경남도 단위에서 관리하는 업종도 있다. 전기, 통신, 소방, 설계, 산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업종에서 유령사무실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으로 특히 최근 산림 분야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숲 가꾸기, 병해충 방제 등 관급 사업의 발주 물량이 크게 늘면서 관련 업체 등록이 급증했는데, 이 과정에서 실체도 없는 유령업체가 대거 끼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업체들은 형식적 등록을 바탕으로 입찰에 참여해 수주를 따내는 대표적 시장 혼란 사례로 지목된다.문제의 근원은 제도적 공백에서 초래했다. 현재 함안군에는 이를 통합적으로 감시하는 시스템이 부재하다. 발주 부서는 입찰 조건 충족 여부만 확인하면 되고, 면허 등록이나 업체 관리·감독은 다른 부서 소관이거나 경남도 단위여서 서로 연계가 원활하지 않다. 함안뉴스 기자함안군 관계자는 “발주·계약 담당자는 나라장터에 등록된 주소와 유선 통화 확인 정도로 존재 여부를 검증한다”며 “매 계약 건마다 업체 실존 여부를 일일이 확인할 의무는 없다”고 했다. 더불어 이 같은 허점이 유령업체들이 활개 칠 수 있는 구조적 배경이 되고 있다고 했다.지역 건설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야읍에서 전문건설업을 운영하는 P 대표는 “이른바 떳다방처럼 행정과 숨바꼭질하며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유령업체들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사무실 실존 여부만이 아니라 자격증 대여, 기술자 기준 미달, 일시적 자본금 맞추기, 장비·시설 부족 등 다양한 편법이 판치고 있다”며 “행정 당국이 수시 전수조사와 강력한 제재를 통해 건실한 시장 질서를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함안군 공무원 출신의 가야읍 K씨는 “유령업체 문제를 방치하면 지역 조달시장이 불투명해지고, 성실히 사업을 수행하는 정상 업체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하며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K씨는 “등록 단계에서 사무실·기술인력·자본금의 실제성을 검증하는 실사 제도 강화와 정기적 현장 점검을 통해 유지 요건 충족 여부를 상시 확인함은 물론 부서 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통합 관리 시스템을 마련한다면 발주 단계에서부터 업체 실체를 교차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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