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5일, 수동면 도북마을에 ‘빨래방 버스’가 찾아왔다. 소식을 들은 마을 어르신들이 유모차에 이불을 싣고 속속 마을회관으로 모였다. 금세 마을회관 앞에는 빨랫감이 수북이 쌓였다. 특수 제작된 차량 안 세탁기 4대가 부지런히 돌아가고, 마을회관 앞에는 이불빨래를 널 수 있는 대형건조대가 줄지어 설치됐다.함양·거창·산청 마을 구석구석 찾아가함양지역자활센터(센터장 이상미)가 ‘찾아가는 빨래방 서비스’ 사업을 운영한 지 어느덧 8년이 됐다. 지난 2017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세탁기 4대와 전기온수기, 발전기 등을 갖춘 2.5톤짜리 차량이 마을 구석구석을 찾아가 어르신들의 이불빨래를 대신해 주는 사업이다. 경상남도와 복권위원회의 협력을 통해 복권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읍·면 이장단협의회 회의에서 공지하면 ‘찾아가는 빨래방 서비스’가 필요한 마을 이장이 각 읍·면사무소에 신청한다. 이를 함양군 노인복지과가 취합해 자활센터에 전달, 일정에 따라 빨래방 버스가 마을로 찾아간다.현재는 이유형 팀장과 이이순·윤소연 팀원이 함양을 비롯해 거창과 산청까지 마을 구석구석을 다니며 노인들의 이불빨래를 책임지고 있다. 대부분은 어르신들이 직접 이불을 들고 마을회관으로 나오지만, 거동이 불편하거나 요청이 있을 경우 댁으로 직접 이불을 가지러 가기도 한다.한 가구당 최대 이불 2채씩 세탁해주는데 보통 10~15가구가 이 서비스를 이용한다. 하루에 20~30채의 이불빨래를 하면, 아침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3시가 넘어서야 하루 일과가 끝난단다.이유형 팀장은 “노인들에겐 이불빨래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라며 “빨랫감 부피도 크고 물에 젖은 이불을 너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업은 시골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라고 자부한다”면서 “노인들의 실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시골 노인들 위한 최고의 서비스 빨래방 서비스를 이용한 어르신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이날 만난 수동마을 주민 허노민(75) 씨는 “노인들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된다”며 “이불이 너무 무거워서 이불을 빠는 게 어려운데 마을로 찾아와서 빨래를 대신 해주니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그동안 곳곳을 다니며 만난 어르신들도 “옛날엔 일일이 발로 밟아 빨았는데 세상 참 좋아졌다. 감사하다. 복 받아라”며 칭찬과 덕담을 아끼지 않는다고.때문에 하루종일 빨래를 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 서비스를 맡고 있는 자활센터 담당자들은 큰 보람을 느낀다. 네팔 출신 결혼이주여성 윤소연 팀원은 이 일을 갓 시작한 새내기다. 그는 “많진 않지만 돈도 벌면서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 좋다”며 “네팔에도 산이 많은데 함양과 거창·산청을 일대를 구석구석 다니며 어르신들을 만나는 것도 즐겁다”고 말했다.하지만 애로사항도 있다. 사업비를 통해 인건비는 지원받고 있지만 별도의 식비가 없어 사비로 식사를 해결하거나, 식객으로 경로당에서 어르신들과 같이 밥을 먹어야 한다. 또한 건조기가 없어 자연건조해야 하기 때문에 비가 내리는 날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고, 세탁 중에 비가 내리면 어르신들이 젖은 빨래를 집에 가져가 직접 말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이유형 팀장은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팀원들 모두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면서 “더 많은 어르신들이 이 서비스를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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