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인한 ‘가을장마’가 이어지며 농작물 피해가 심각하다. 지난해에도 10월 집중호우로 양파 정식이 지연돼 냉해 피해를 입는 등 전체 생산량이 약 20% 감소한 가운데, 올해 역시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함양읍에서 양파 농사를 짓는 A씨는 “지금쯤이면 벼를 타작하고 퇴비를 뿌리며 분주해야 하는데, 올해는 비가 연일 이어지면서 양파 정식이 보름 이상 늦어질 것 같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함양군의 양파는 중만생종으로, 10월 중·하순이 정식 적기다. 그러나 지속된 우천으로 토양 내 수분이 과다해 땅이 질어지고, 농기계 진입이 어려워 밭갈이나 두둑 만들기 등의 작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때문에 토양이 충분히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다음 일정을 진행할 수 있으며, 논을 이모작으로 활용하는 농가의 경우 벼 타작이 늦어지면서 정식 일정도 연쇄적으로 지연되고 있다.양파 정식이 늦어지면 뿌리가 제대로 활착하지 못해 겨울철 냉해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A씨는 “지난해 정식이 늦어지면서 평당 평균 1.8망이던 생산량이 1.4망으로 줄었다”며 “이상기후로 인한 농작물 피해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실제로 올해 함양군 양파 생산량은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만4000톤이던 생산량은 올해 1만2460톤으로 약 1500톤 감소했다.이홍주 양파생산자협회장은 “이상기후로 인한 양파 정식 지연은 결국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냉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부직포 보급 등 지원을 군에 요청했다”고 밝혔다.함양군 홈페이지 월간 강우 현황에 따르면, 10월22일까지 군 전역에 평균 139㎜의 비가 내렸다. 특히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 3일에는 57.9㎜의 비가 쏟아졌으며, 9·10·11·19·21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가을 장마는 양파뿐 아니라 다른 농작물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함양의 대표 농산물인 사과는 흐린 날씨 탓에 착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과습으로 인해 ‘열과(裂果)’ 현상을 보이는 피해 사례도 접수되고 있다.벼농사 피해도 심각하다. 일부 지역에서는 벼가 도복(벼가 쓰러지는 현상)되거나, 수확 직전의 이삭에서 싹이 트는 ‘수발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발아는 이삭이 여무는 시기에 비가 내리거나 높은 습도가 지속될 때 발생하며, 상품성을 크게 떨어뜨린다.읍내에서 벼농사를 짓는 B씨는 “농가별로 수발아 피해가 30% 이상 발생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도 10월에 비가 많이 왔지만 지속적이지 않아 피해가 적었는데, 올해는 연일 비가 내려 수발아가 빠르게 확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0월22일 기준으로도 논이 질어 벼 타작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피해가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며 “군 차원에서 기후 변화 대응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한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