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 한인성 기후변화연구과장에게 듣는 수산업 기후위기 대응 전략1. 끓는 바다, 통영 수산업의 비상경고2. 바다가 변한다, 수산업의 미래는?3. 지속가능한 수산업, 기후위기 대응책은?4. 기후위기 시대, 수산업의 생존 전략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한인성 기후변화연구과장이 기후위기 대응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최근 몇 년간 어업 현장에서는 유례없는 기상이변과 예측 불가능한 해양 환경 변화로 인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수온 상승은 수산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를 이끌고 있는 한인성 과장(해양수산연구관)을 만나 현재 우리 바다의 상태와 기후 변화에 맞선 정부 및 연구기관의 대응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최근 남해안에서 사상 최장의 고수온 특보가 발효되고 양식 수산물의 대규모 폐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 파악하신 우리 연안의 기후변화·고수온 실태와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여름철 고수온 현상은 더 이상 일시적·이례적인 사건이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상시적 기후 현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과거에는 폭염이 오거나 수온이 오르면 특이한 해로 여겼지만, 지금은 거의 매년 여름 같은 양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북태평양고기압 세력 확장 등 기후변화에 기인한 현상으로 판단됩니다. 우리나라 주변 해역은 수온 상승 속도가 전 세계 평균보다 훨씬 빠른 편입니다. 특히 한국은 수산물의 생산과 소비가 모두 활발한 나라이기 때문에, 기후 변화에 따른 해양 환경 변화가 어업과 양식업에 미치는 충격이 더욱 크게 나타납니다.최근 작년과 올해는 특히 폭염에 기반한 고수온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과 올해는 폭염에 의한 고수온 패턴에 차이가 있습니다. 올해 고수온 현상은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남서쪽으로 깊숙이 확장된 영향으로 8월 중순 이후 지속적으로 남풍 혹은 남서풍 계열이 지배적으로 나타나면서 남해와 동해 연안의 냉수대 출현이 이어져 상대적으로 연안의 수온은 낮게 나타났습니다.여름철 해양의 고수온 피해는 폭염, 태풍의 존재 여부, 해류 등 여러 요인이 결합된 복합적 결과입니다. 따라서 고수온 현상은 단지 온도가 높아지는 문제가 아니라 기후 시스템 전반의 변화가 만들어낸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오징어·참조기·멸치 등 주요 회유성 어종의 어장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산업에 어떤 어종 변화와 양식업 위험이 예상되며, 수산업계에 미칠 중장기적 영향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기후변화 학자들은 일반적으로 21세기 말까지 열대 및 적도 해역 부근의 해양생물 자원량은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극지방은 해양생물 자원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중위도 해역은 지역적인 변동 폭이 크며, 대응 전략에 따라 해양생물 자원량은 큰 변화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같은 맥락으로 수산자원의 자원량은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어업생산량은 감소하고 있으며, 20년대 평균 어업생산량은 80년대 대비 6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생산량 변화는 물론 기후변화에 따른 어장 환경 변화가 큰 영향을 주고 있지만, 어업정책 변화, 어가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유류비 증가, 과도 어획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포함돼 있습니다.해양온난화의 가속화, 극한 환경의 발생 빈도 및 강도 증가는 지속될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취약성 및 리스크 평가를 통한 우선적인 대응 전략 수립 노력이 지속될 필요가 있습니다. 어업 대체 품종 개발, 어업 기술 개발, 자원량 확보 위한 방류 행사, 종자 생산 및 수산자원 조성 등의 정책적인 노력들이 함께 고민돼야 합니다.과장님께서 계신 부서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수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어떤 연구와 예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수산업 현장 어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나 서비스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기후변화로 인한 해양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어업인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는 수온입니다. 수온은 어류의 성장, 먹이활동, 산란, 폐사 등 생리활동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양식업의 경우 하루 단위의 미세한 온도 변화가 생산성과 피해 규모를 좌우합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실시간 해양환경어장정보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면서 전국 200여 개 실시간 수온 관측소의 수온 정보를 지속적으로 어업현장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수집된 자료를 즉시 분석해 어업 현장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실시간 관측뿐 아니라 단기·중기·장기 예측 모델을 모두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장기 예측모델을 구축해 이상수온 발생 전망 정보를 생산, 활용하면서 선제적인 고수온 대응 전략 수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국 연안에 대한 고해상도 1주일 단기 예측 모델 정보를 생산하고, 국립수산과학원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면서 각 어업 현장에서 실시간 수온 정보뿐만 아니라 예측 정보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해양수산부, 지자체, 수협 등 여러 기관이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과 각 기관이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나요?해수부는 매년 고수온·적조 종합 대책을 수립하고 있으며, 국립수산과학원은 종합 대책 수립을 위한 전망 자료를 생산,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상수온 특보의 발령과 운영을 통해 어업 현장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각 지자체에서 통보받은 양식 입식 정보를 기반으로 우심 해역 및 피해 다발 해역에 대한 모니터링 및 현장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수협과도 수산재해 보험의 운영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고 있는 등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바다 환경 변화가 매우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정확도 높은 예측 정보 생산을 통해 각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기후위기 시대에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위해 가장 시급히 도입·강화해야 할 기술이나 정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고수온에 강한 품종 개발·스마트양식 등 현재 진행 중인 주요 연구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기후위기 시대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후위기 적응 기술의 개발과 시장 보급이라고 판단됩니다. 특히 고수온 양식 품종의 개발 및 양식 기술의 개발, 스마트 양식 기술 개발을 통한 자연 환경에 독립적인 양식 환경 조성 등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판단됩니다. 국립수산과학원과 지자체 연구기관은 고수온에 강한 양식 품종과 대체 어종 개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다만 해양 환경이 변하는 속도에 비해 기술 개발 속도가 따라가기 어렵다는 점이 현실적인 한계입니다. 또 하나는 대체 품종들이 어업인의 니즈에 잘 맞게 반영되고 있는가도 중요합니다. 경제성, 양식의 편의성, 국민 선호도 등 대체 품종이 되기 위해 필요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품종 개발 과정 중에 어업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돼 현장에 필요한 대체 품종 개발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됩니다.기후변화는 국경을 넘는 문제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해외 연구기관·국제기구와 진행하는 공동연구나 협력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시고, 앞으로의 국제 협력 계획과 비전도 말씀해 주십시오.국립수산과학원의 많은 과학자들은 북태평양해양과학기구(PICES), 정부간 기후변화협의체(IPCC) 등에 참여하면서 해양수산분야의 국제적 협의 및 공동연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전 세계 해양 곳곳에서 나타나는 이상고수온(해양열파) 현상에 대한 원인 및 영향 파악을 위한 연구, 전 지구적 해양온난화와 그에 따른 극한 환경 발생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 및 회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 동아시아 주변 해역의 해양온난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어 한·중·일 등 인접 국가간의 해양수산 정보의 교류와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인성 기후변화연구과장은 "우리 수산업이 지속가능한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연구기관의 기술 개발과 정부의 정책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소비가 절실하다. 어업인들이 어렵게 생산한 수산물을 시장에서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구매해 주신다면, 그것이 어업인들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되고, 수산업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끝으로 기후변화와 관련해 독자들께 전하고 싶으신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기후 변화로 인해 수산물을 생산하는 환경이 과거보다 훨씬 더 열악해지고 힘들어졌습니다. 어업인들은 예측 불가능한 바다와 씨름하며 필사적으로 수산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우리 수산업이 지속가능한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연구기관의 기술 개발과 정부의 정책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소비가 절실합니다. 어업인들이 어렵게 생산한 수산물을 시장에서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구매해 주신다면, 그것이 어업인들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되고, 수산업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동력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