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 경남도의원 바다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생계의 수단이다. 하지만 새벽 어선이 드나들고 관광객이 모이는 연안의 수면아래 보이지 않는 해수인입관이 촘촘히 깔려 있다. 문제는 이 관로의 설치와 운영이 제각각 이뤄지며 관리의 빈틈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바다는 한 번 훼손되면 회복이 힘들어진다. 작은 균열을 방치하지 않는 관리체계가 무엇보다 필요하다.현행 제도상 활어 도·소매업과 일반음식점 등이 항만구역 내에서 지름 100㎜ 이하(3인 이상 공동 설치 시 200㎜ 이하) 관로를 사용할 경우 점·사용허가가 면제된다.소상공인의 편의를 위해 공유수면의 관리에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허용한 제도지만, 결과적으로 소규모 관로 설치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고 관리·책임 주체가 흐려졌으며, 휴·폐업 뒤 방치되는 사례까지 낳았다.통영항 일대는 이러한 사각지대를 선명히 보여준다. 실제 동호항·도천위판장·미수동·봉평동 일대 연안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폐 해수인입관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사각지대는 곧 환경·안전 리스크로 이어진다. 부식되거나 파손된 관로는 퇴적물을 부유시켜 유기물 농도를 높이고, 인근 양식장·해수욕장·어장에 부담을 준다. 노후 플라스틱 관은 미세플라스틱과 가소제 유출 우려까지 더한다.여기에 설치 여건상 관로가 도로를 가로질러 연안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 소규모 관로가 우수 배수관을 통해 설치되면서 집중호우 시 배수 장애와 역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연안 환경 보전과 도시 배수 안전을 함께 고려한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이에 대한 해법은 명확하다. 방치되기 쉬운 해수인입관을 관리 표준화로 묶는 일이다. 먼저 경상남도와 통영시, 유관기관이 협력해 현재 사용 중인 관로를 전수조사해 위치와 용도 등 기본 정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실태를 아는 것이 출발점이다.소상공인 편의를 고려해 소규모 관로의 점·사용허가 면제는 유지하되, 방임을 막기 위해 지름 100㎜ 미만 관로라도 신규 설치·이설·폐지 시 간편 신고를 의무화해야 한다. 최소한의 신고만으로도 설치 이력과 책임 주체가 남아 문제가 생겼을 때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진다.또한 항구안전을 위해 해수인입관은 우수 배수관과 별도 계통으로 운용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배수구와 간섭되는 구간은 신속히 이설·정리하여 호우로 인한 침수피해 유발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그리고 기존에 장기간 방치되거나 사용이 중단된 관로는 해양환경 보호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최근 통영항의 공유수면 점·사용허가 및 관리 주체인 경상남도는 연안에 침전된 폐 해수인입관의 처리대책을 마련하고,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해수인입관의 관리 표준화 방안를 검토 중에 있다.하지만 해수인입관 문제는 지역 소상공인과 이해관계가 촘촘히 얽힌 사안인 만큼, 충분한 논의를 통해 현실적이고 수용 가능한 기준을 마련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설치보다 더 어려운 것은 꾸준한 관리다. 지금부터라도 관리 표준화 도입방안을 논의해 연안 안전을 강화할 때다. 재난과 오염을 미리 줄이는 가장 확실한 길, 통영에서부터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