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압 송전선로 건설 사업 대상지에 함양군이 포함됐다. 현재 계획대로 두 구간의 송전선로가 함양을 모두 지나게 될 경우 함양군 11개 모든 읍·면에 고압 송전탑이 꽂히게 된다. 이와 관련해 진안·장수·남원·거창·영동 등 여러 지역에서는 해당 송전선로 건설에 대해 이미 반대 목소리가 높아진 상태지만, 아직 함양에서는 송전선로 건설 계획이 지역 전반에 공론화되지 않아 앞으로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한국전력(이하 한전)은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2022~2036년)에 따라 전남 광양부터 충북 진천까지 이어지는 송전선로를 4개 구간(△광양-신장수 △신장수-무주영동 △무주영동-신세종 △신세종-신진천)으로 나누어 추진하고 있다. 해당 송전선로는 345kV(34만5000V)의 초고압 송전선로로, 최소 60m 이상의 높은 송전철탑이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된다.이 가운데 함양군이 사업대상지로 포함된 송전선로 노선은 전남 광양시의 광양변전소에서 전북 장수군의 신장수변전소를 잇는 광양-신장수 송전선로와, 신장수변전소에서 무주영동개폐소로 이어지는 신장수-무주영동 송전선로다.광양-신장수 송전선로한전 측에 따르면 광양-신장수 송전선로는 호남지역의 재생에너지와 원전 가동을 통해 생산한 전력을 송전하기 위한 것으로,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 대량의 전기가 필요한 산업이 확대됨에 따라 전북지역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노선이다.사업대상지에는 △전남 광양·순천·곡성·구례 △전북 남원·순창·임실·장수·진안 △경남 하동·산청·함양 등 12개 시·군이 포함됐다. 함양군은 안의면을 제외한 10개 읍·면이 모두 해당된다.한전은 주민대표, 공무원, 전문가, 한전 직원 등 총 55명이 참여하는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10월15일 1차 회의에 이어 11월10일에 2차 회의를 진행했다. 함양군에서는 당연직으로 함양군 일자리경제과 에너지담당 계장(공무원)과 읍·면사무소로부터 추천받은 주민대표 5명이 입지선정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신장수-무주영동 송전선로한편 신장수-무주영동 송전선로는 수도권으로 전력을 공급할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해당 노선의 사업대상지는 △경남 함양·거창 △경북 김천 △전북 무주·진안·장수 △충남 금산 △충북 영동 등 8개 시·군이다. 함양군에서는 안의면과 서상면이 사업대상지로 포함됐다.신장수-무주영동 송전선로의 경우 아직 입지선정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상태다. 이 구간에는 초고압 송전선로와 철탑 건설은 물론 개폐소 신설까지 포함돼 있다. 개폐소는 전력의 흐름을 제어하는 곳으로, 고압의 전력을 받아 주변 전력 수요자에게 공급하거나 차단하는 설비다.두 송전선로 구간 모두 입지선정위원회를 통해 최적 경과지가 결정되면 경과지 설계 측량, 환경영향평가, 전원개발실시계획 승인 등 행정 절차를 거쳐 2029년경 착공, 2031년 12월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지자체·의회·시민사회 ‘부글부글’한편 해당 송전선로가 지나는 다수의 지역에서는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민·관·의회까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4월 구인모 거창군수는 “345kV 신장수-무주영동 송전선로의 거창 경유를 반대한다”고 입장문을 발표했으며, 주민들도 송전선로 반대투쟁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5월에는 정영철 영동군수가 “해당 송전선로 건설 사업에 대해 영동군과 군민을 대표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영동군은 내년 1월 조직개편을 통해 경제과 산하에 전력시설대응팀을 신설키로 했다. 영동군의회에서도 전남 나주에 위치한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송전선로 건설 계획 백지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영동군 주민들은 ‘송전탑·개폐소 반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규모 차량시위와 집회를 잇따라 열었다.남원·장수·진안·무주 등 전북 지역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각 지역마다 송전선로 반대 투쟁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집회와 기자회견, 특강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특히 장수군의회는 지역사회단체와 공동으로 ‘송전선로 건설사업 추진 반대 성명’을 발표했으며, 남원시의회에서는 의원들이 ‘초고압 송전선로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10월 송전선로 건설의 문제점과 대안 모색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진안군의회도 ‘송전선로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확정된 것 없다지만…“가능성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한전과 함양군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현재 계획은 확정적인 게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다. 송전선로가 함양군을 지날지, 안 지날지 아직 모른다는 것이다.신장수-무주영동 송전선로를 담당하는 한전 관계자는 “아직 경과지가 결정된 게 없다”면서도, “사업대상지에 함양군이 포함된 것은 송전선로가 지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또한 함양군 일자리경제과 에너지담당은 “지리산 국립공원이 있어 각종 규제와 법률을 검토하면 함양군에 송전선로가 지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지안재 부근으로 고압 송전선로가 설치돼 있는 만큼 신규 송전선로 건설에 대해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광양-신장수 송전선로를 담당하는 한전 관계자는 “송전선로 경과대역 및 최적 경과지는 입지선정위원회를 통해 결정할 사안”이라며 “현재로서는 송전선로의 정확한 경로와 규모를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어 “송전선로는 경제성장과 기후대응의 대동맥으로, 국가 산업경쟁력 확보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면서 “한전은 특별법 제정, 전원개발촉진법 개정 등 이해당사자와의 공감·소통을 통한 갈등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주민들도 국가기반망 건설에 협조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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