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고로쇠 수액이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수확량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채취 시기까지 불규칙해지면서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고로쇠 수액은 봄철, 고로쇠나무가 땅속 수분과 뿌리에 저장된 양분을 끌어올릴 때 채취하는 물로 예로부터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경칩(3월5일 경)을 전후해 출수가 이뤄졌으나, 2000년대 들어 출수 시기가 점차 앞당겨졌고 2010년 전부터는 2월 초로, 2020년에는 1월 말~2월 초까지 빨라진 상태다.문제는 지난해부터 고로쇠 수액의 평균 생산량이 뚜렷하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첫 출수가 시작되면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수액이 나와야 하지만, 최근에는 길게는 10일, 짧게는 3~4일 동안 수액이 전혀 나오지 않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곡면에서 고로쇠 수액을 생산하는 A씨는 연평균 18L 플라스틱 통 기준 7000 개 이상을 생산해 왔으나, 최근 몇 년 사이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A씨는 “해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2010년 이후부터 채취 시기가 앞당겨졌고, 채취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 “특히 올해와 지난해는 예년보다 2천~3천 통 정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와 올해 눈이 많이 내리면서 고로쇠나무 가지가 부러진 것도 생산 감소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함양군에 따르면 올해 고로쇠 수액 채취 허가자는 총 30명이며, 사·도·군유림 458.55ha 면적에서 채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로쇠 수액은 기온이 떨어지거나 날씨가 흐리면 아예 수액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생산 조건이 까다롭다. 연중 약 3주 남짓한 겨울철에만 채취할 수 있어, 수액이 멎는 기간이 생기면 농가 피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수급 감소에도 가격 인상은 어려운 실정이다. 고로쇠 수액이 기호식품으로 분류되다 보니 소비층이 점차 줄고 있는 데다, 지역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농민들은 이중·삼중의 부담을 겪고 있다.한 농민은 “다른 지역 사정은 모르겠지만, 매년 단골 손님이 줄고 있는 추세”라고 토로했다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기후변화와 생산 농가의 요구를 반영해 채취 시기를 조절하는 등 수액 생산 최적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매스컴 홍보 등을 통해 생산 농가의 수익성 증대와 인력 확보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