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회야천변에서 촬영 중인 장편영화 '풀문' 스틸 컷.전국 지자체가 드라마·영화·예능 등 영상콘텐츠를 지역홍보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며 촬영지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2026년 양산방문의 해'를 기점으로 관광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양산시도 촬영지 유치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양산 배경 영화에 지자체 지원 없어최근 양산 출신 정지혜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풀문'이 양산에서 촬영을 마치며 양산지역 영상산업의 잠재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양산 올로케이션으로 촬영·제작한 정 감독의 첫 데뷔작 '정순'이 로마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비롯해 전 세계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면서 '로컬 제작'의 경쟁력을 입증했다.하지만 '정순'과 '풀문' 모두 지자체 지원을 기반으로 제작되지는 못했다. 부산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사업'과 경남도문화예술진흥원의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사업' 등으로 제작된 것으로, 사실상 양산시 지원은 전무한 상황이다.지자체 촬영지 유치로 도시 브랜드화최근 전국 지자체들이 영상지원 사업을 새로운 관광산업 투자로 인식하고 있다. OTT 시대를 맞아 촬영지 유치의 가치는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의 드라마가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TVING 등 글로벌 플랫폼에서 노출되면, 그 배경지 자체가 관광 브랜드가 되고 있다.실제로 서울 종로의 을지로 골목은 '지옥' 이후 필름 투어의 명소가 됐고, 부산역 일대는 '부산행' 이후 관광동선이 달라졌다.서울과 부산, 경남 차원의 광역 대도시가 아닌 기초지자체 역시도 영상콘텐츠 유치로 지역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며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청주시는 2017년 청주영상위원회를 출범해 장·단편 영화와 드라마 제작비를 30~50%까지 환급하는 인센티브를 운영하고 있다. 문경시 역시 문경관광공사를 중심으로 '촬영 인센티브 지원사업'을 정례화해 '사극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경남은 하동군과 합천군이 촬영지를 관광지화한 대표적 지자체로, 영화가 떠나간 자리에 관광객이 남는 구조를 가장 성공적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이처럼 타지자체들은 '촬영지 유치'를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도시마케팅·관광자원개발·영상산업 기반 조성이라는 다층적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양산은 영화지원 '중단', 영상 광고만하지만 양산시의 영상콘텐츠 지원 정책은 여전히 시작 단계라는 분석이다.양산시는 2023년 총 1억원 규모의 '영화제작 지원 사업'을 처음 도입하며 양산배경 영화 유치를 시도했다. 양산에서 촬영된 작품에 최대 2천만원까지 지원해 최소 5편 이상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실제 신청작은 독립영화 중심에 그쳤고 최종적으로 지원금을 받은 작품은 박용기 감독의 독립영화 '하루 또 하루' 한 편뿐이었다.지역 촬영 비중이 높고 주연급 배우가 참여한 영화 '산복도로' 역시 '연내 개봉 가능성'이라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조건에 막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결국 양산시는 '성과 부족'을 이유로 해당 사업을 1년 만에 종료했다.대신 올해는 '드라마·예능 광고 지원 사업' 예산으로 3억원을 편성했다. 이를 통해 숨은 맛집을 소개하는 인기 유튜브 채널 '최자로드-로컬롤링', 한일 공동제작 드라마 '오늘은 뭐묵지 시즌2', tvN 드라마 '우주를 줄게' 등의 영상제작을 지원했다.'양산방문의 해'가 있는 내년에는 1억원을 올린 4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광고 지원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단발성 아닌 전담조직·체계 구축하지만 이 사업은 어디까지나 홍보 목적의 단발성 광고 지원에 그치는 것으로, 촬영유치를 위한 전담조직·원스톱 허가 시스템·촬영지 DB구축 등 기본적인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다.이에 최선호 양산시의원(더불어민주당, 동면·양주)은 "양산은 금정산·천성산·대운산을 비롯해 통도사·내원사·황산공원 등 풍부한 풍경자원을 갖고 있고, 자연·구도시·신도시 풍경이 공존해 장르별 촬영에도 경쟁력이 높다"며 "특히 2026 방문의 해는 양산을 외부에 각인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지만, 지금과 같은 단발성 지원만으로는 영상콘텐츠 유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기에 장기적 관점에서 지원 체계를 갖춰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