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도시가스 공급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에너지 사용 편의성은 크게 개선되었다. 그러나 이 변화의 이면에는 조용히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LPG 판매점들이다.도시가스가 들어오면 기존 LPG 사용 가구는 자연스럽게 도시가스로 전환된다. 문제는 판매량은 급감했지만, LPG 판매점의 수는 그대로라는 데 있다. 도시가스 공급은 행정 주도로 단계적으로 확대되지만, 그 과정에서 LPG 판매점에 대한 보호장치나 전환 대책은 거의 마련되지 않았다.거창군 역시 예외가 아니다.농촌·읍면 지역을 중심으로 수십 년간 에너지 공급을 책임져 온 LPG 판매점들은 이미 매출 급감, 고정비 부담, 후계자 단절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판매량은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안전관리 인력 유지, 차량 운영, 시설 점검 등 필수 비용은 줄일 수 없다.특히 LPG 판매점은 단순한 민간 사업체가 아니다.폭설이 내리던 날, 정전이 발생했을 때, 도시가스가 닿지 않는 외곽마을까지 직접 찾아가 에너지 복지의 최전선을 지켜온 주체였다. 그럼에도 정책 변화의 과정에서 이들의 희생은 ‘시장 논리’라는 말로 묻혀버리고 있다.이제는 질문해야 한다.공공정책으로 인한 산업 구조 변화의 부담을 왜 특정 소상공인에게만 지우는가?필요한 것은 ‘정리 없는 퇴출’이 아닌 ‘책임 있는 전환’도시가스 공급은 필요하고 옳은 정책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 역시 공공의 책임이다. 다음과 같은 정책적 검토가 필요하다.LPG 판매점 폐업 보상 제도 도입행정 주도의 도시가스 공급으로 인한 불가피한 폐업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의 보상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에너지 전환 업종 지원LPG 판매점이 안전관리, 시설 점검, 에너지 복지 서비스 등으로 역할을 전환할 수 있도록 교육·보조금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단계적 공급과 지역별 조정도시가스 공급 속도와 범위를 지역 실정에 맞게 조정하여 급격한 생존 위기를 완화해야 한다.도시가스는 편리함을 가져왔지만, 그 편리함이 누군가의 생계를 무너뜨리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지역을 수십 년 지켜온 LPG 판매점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사라지는 현실은 결코 정상적인 정책의 결과가 아니다.이제 행정과 정치가 답해야 할 차례다.“도시가스 이후, LPG 판매점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