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마을교육공동체 사업 예산 삭감을 규탄하는 집회가 경남도의회 앞에서 열렸다.경남 마을교육공동체 사업 예산이 올해 또 전액 삭감됐다. 지난해 가까스로 버텨온 양산 마을교육공동체는 내년에도 예산 없이 또 1년을 버텨야 되는 상황이다.경남도의회는 지난 16일 열린 정례회 본회의에서 경남도교육청이 편성한 내년 미래교육지구 운영 예산 26억36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 예산은 지난 1일 교육위원회 예비심사는 통과했지만, 12일 열린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아무런 질의나 논의 과정없이 전액 삭감이 결정됐고, 본회의에서 그대로 가결됐다.이 과정을 지켜본 양산 마을교육공동체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양산은 현재 8개 학교협력형 마을학교, 6개 지역중심 마을학교, 그리고 70여개의 학생중심 마을학교가 운영 중이다.양산 마을교육공동체 관계자는 "이렇다할 질의나 토론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삭감을 했다는 사실에 더 화가 난다"며 "2018년부터 수년간 쌓아온 성과와 지역사회의 노력이 중단될까 크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인 '경상남도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는 2021년 7월 제정된 이후, 경남 전역에서 117억원을 들여 1천여개 사업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경남도의회가 '강사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등을 이유로 2023년도 교육청 예산을 삭감했고, 급기야 지난해 11월 조례를 폐지했다.양산지역은 이보다 앞선 2017년 12월 경남교육청과 양산시가 업무협약을 체결, 2018년 양산행복교육지원센터를 설치하면서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사실상 양산지역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은 올해로 8년째 이어지고 있는 셈으로, 경남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의 선두주자로 인식돼 왔다.이에 조례 폐지 후 양산지역에서 마을교육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 여느 지자체보다도 활발했다. 올해 8월에는 양산지역 18개 교육단체가 '양산교육연대'를 결성해, 학교와 마을이 함께 교육 연속성과 공공성을 지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국회에서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입법예고 되자, 환영의 목소리를 내며 적극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정치권에서도 힘을 보탰다. 최순희 의원이 제202회 양산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마을교육공동체 지속을 위한 지자체 방안 모색'을 주제로 5분 자유발언을 진행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마을교육공동체 가치를 지키기 위해 지자체 차원의 예산 지원 확대로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자고 제안했다.하지만 양산시는 내년 당초예산에 마을교육공동체(미래교육지구)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이번에 전액 삭감된 경남교육청 예산에는 양산지역 예산은 이미 빠져있는 상태였다. 마을교육공동체 예산은 교육청와 지자체 1:1 매칭 방식으로, 양산을 비롯해 창원·진주·거제 등 4개 지자체가 예산 편성에 참여하지 않아 경남교육청도 매칭 예산을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이에 대해 양산시는 "올해도 매칭 예산을 일부 편성했지만 경남교육청 예산이 삭감돼 불용예산 처리가 됐다"며 "때문에 내년 교육청 예산이 심의를 통과하면 추경을 통해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하지만 경남도의회는 예산심의 과정에서 미래교육지구 예산에 양산을 포함해 4개 지자체가 협조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더욱이 예결특위는 예산 집행 이전에 '대응투자 확약서' 등을 통해 지자체의 재원 분담 이행을 명확히 한 후 추진해야 한다는 부대의견을 제시했을 정도로, 지자체 매칭 예산 미편성이 삭감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분석도 나왔다.양산 마을교육공동체 관계자는 "조례 폐지부터 2년 연속 예산삭감까지 도의회의 행태를 비판하기 위한 단체 행동은 수없이 했지만 바뀌는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는 만큼 새로운 정치지형이 구축되면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논의할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