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가 내년도 당초예산에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 1억원을 편성하면서, 실질적인 보행환경 개선 없이 계획 수립만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이 사업은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마다 수립해야 하는 법정계획으로, 보도·횡단보도·보행자전용도로·공원구역 등에서 보행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양산시는 앞서 2021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5천만원을 투입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22년 평산초교·시외버스터미널·황산초교 일원을 보행환경개선지구로 지정했다. 그러나 기본계획 고시 이후 현재까지 해당 지구에서 실제 개선사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이 같은 상황에서 5년이 지난 시점에 다시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예산 1억원이 편성되자, 양산시의회에서 "계획만 있고 실행이 없는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정숙남 양산시의원(국민의힘, 물금·원동)이 지난 12일 열린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이 사실을 언급하며 "이미 기본계획이 수립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곳도 개선되지 않았다면, 또다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질타했다.이에 대해 양산시 도로정비과는 "보행환경개선지구는 상가와 가로변이 밀집한 지역이 많아, 인근 주민들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보행 위주의 환경 개선이 차량 통행이나 주차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주민 반발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하지만 정 의원은 이 같은 논리에 한 번 더 문제를 제기했다. 집행부가 내년도 기본계획을 통해 보행환경개선지구 3개소와 보행자전용길 1개소, 보행자길 6개소 등을 추가로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한 의원은 "기존에 지정된 3개 지구를 포함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냐"고 질의했고, 이에 집행부는 "앞선 지구와는 별도의 사업"이라고 답했다.이를 두고 정 의원은 "보행안전 사업의 특성상 인근 주민 동의만을 전제로 하면, 실제 보행자의 안전과 편의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며 "보행하는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한 채 주민 허락만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이에 양산시는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과 소통하고 양해도 구하면서 사업 필요성에 대한 주민 공감대를 형성해,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집행으로 실제 보행환경을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정 의원은 "양산지역은 신도시 개발로 새로운 주거지가 형성되면서, 마을과 마을을 잇는 차도는 있지만 인도가 없는 구간이 여전히 많다"며 "개별 지구 단위의 계획을 넘어, 양산 전역의 보행 동선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큰 그림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