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과 제조업, 유통과 자영업에 이르기까지 지역경제 전반이 깊은 침체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정부는 금리 인하를 비롯한 경기 부양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있다는 것이 중소상공인들의 공통된 목소리다.올해도 힘들었지만,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다수의 경제인들은 '지금은 위기를 넘어 비상 상황'이라고 말한다. 상가 공실은 늘고, 소비는 얼어붙었으며, 버티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된 지 오래다.이런 가운데 지역경제의 최전선에서 '모세혈관' 역할을 하고 있는 민간 경제인 단체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양산 최초의 민간 경제인 단체로 출발해 지역 기업인과 소상공인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온 (사)양산시경제인연합회다. 제8대 회장으로 취임한 하옥경 회장을 만나 바닥을 치고 있는 지역 경제 상황과 그 속에서 경제인연합회가 맡아야 할 역할을 들어봤다.서로 기대 설 수 있는 울타리하 회장은 양산시경제인연합회를 한마디로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경제 공동체'라고 표현했다.(사)양산시경제인연합회는 1996년 상공인번영회로 출발해 2004년 상공업연합회로 이름을 바꿨고, 2006년에는 사단법인 양산시상공업연합회로 법인 등기를 마쳤다. 이후 2018년 양산시경제인연합회로 명칭을 변경했고, 2025년 다시 사단법인 체계를 갖추며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현재 60여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유통·제조업을 중심으로 지역 중견기업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하 회장은 "소상공인과 기업인 사이에서 실질적인 가교 역할을 하는 단체"라며 "양산 최초의 민간 경제인 단체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연합회의 목표는 분명하다.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하는 경제인연합회'. 단순한 친목 단체가 아니라, 정보 공유와 네트워크 구축,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지역 체감경기는 여전히 혹독하 회장이 진단한 현재 양산지역 경제 상황은 녹록치 않다.전국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양산 역시 예외가 아니며, 특히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상승과 원자재 가격 부담, 소비 위축이라는 '삼중고'를 동시에 겪고 있다."회원사 대부분이 내수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이다 보니 체감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지난 겨울보다 온기가 조금 있다고 느끼는 업종도 있지만,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는 분들도 많습니다"하 회장은 상가 곳곳의 공실과 손님 없는 가게 풍경을 언급하며 "문을 열어두고도 하루 종일 손님을 기다리는 현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역 경제인들의 저력을 강조했다. "많은 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기술 개발과 경영 혁신을 고민하고 있다"며 "연합회는 이런 노력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관 기관과 기업을 잇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기업하기 좋은 환경, 체감이 중요하다양산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하 회장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꼽았다.행정 지원의 속도와 실효성, 규제 완화, 금융 접근성 개선 등이 현장에서 체감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역 인재 양성과 일자리 연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 마련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특히 그는 '내수 순환 경제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역에서 생산하고, 지역에서 소비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경제가 돌아간다"는 설명이다.아울러 사회적 기업, 특수 기업, 친환경 기업, 여성인 기업 등 출발선이 일부 다른 기업들에 대한 맞춤형 배려와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하 회장은 구체적인 정책 제안도 내놨다. 소상공인을 위한 공용물류센터 건립이다. 그는 경기도의 '군포복합물류센터'를 사례로 들며, 지자체와 대기업이 협력해 중소기업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물류 인프라를 공동 이용할 수 있는 구조를 제안했다."양산에도 대기업 물류센터가 있고, 더 나아가 시 차원의 공용물류센터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물류비 부담이 줄어들면 납품 기한이 단축되고, 소비자 서비스 질도 높아집니다. 이는 결국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소통·상생·도약… 올해 연합회의 방향올해 연합회의 키워드는 '소통·상생·도약'이다.우선 회원사 간 네트워크를 강화해 서로의 역량을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2026년 '양산방문의 해'를 앞두고는 관내 주요 관광자원을 탐방하는 '양산문화기행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다.두 번째 축은 상생이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협업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청년 창업과 일자리 창출로까지 연결시키겠다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양산청년상담센터와 협력해 은둔 청소년·청년을 대상으로 한 자립·창업·일자리 연계 사업도 추진한다. 하 회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속 가능한 자립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세 번째는 지역 연대다. 양산시소상공인연합회와 협력해 '양산 골목 맛집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기관·단체 간 협업을 통해 지역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춘 정보 제공과 교육 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다."위기를 버티는 힘은 현장에 있다"마지막으로 하 회장은 시민과 지역 경제인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양산의 경제는 시민과 기업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의 힘에서 비롯됩니다. 지역에서 쓰는 소비 하나하나가 지역 경제를 살리는 힘이 됩니다."경제인들에게는 서로를 격려하며 협력의 힘으로 위기를 넘자고 호소했고, 시민들에게는 지역 기업과 상점에 대한 관심과 이용을 부탁했다.하 회장은 "회장으로서 회원 간 화합과 소통을 바탕으로 연합회의 단합된 힘을 더욱 굳건히 하겠다"며 "행정기관과 유관단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양산 경제와 기업 성장이 함께 가는 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위기의 시간 속에서도 지역을 지탱하는 힘은 결국 현장에 있다. 양산시경제인연합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