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멍게수협 조합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멍게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재도약의 기반을 다져가겠다”고 말했다.지난 2024년 여름 남해안을 덮친 기록적인 고수온은 통영 멍게 양식업계에 전량 폐사와 초매식 무산이라는 사상 초유의 타격을 입혔다. 멍게수협은 내달 26일 신규 위판장 준공과 함께 다시 경매 시작을 알리는 초매식을 연다. 그동안 멍게수협은 국립수산과학원 및 지자체 등과 협력해 대규모 멍게 폐사 이후 ‘멍게 양식 안정화 TF팀’을 운영하고, ‘심해 어장 개발을 위한 연구교습어장 추진’, ‘멍게 우량 종자 개발’ 등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구조적 변화를 시도했다. 또한 통영시 산양읍 영운리에 준공된 위판장은 냉각 공급 시스템을 갖춰 유통망의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멍게수협 김태형 조합장을 만나 그간의 위기 극복 과정과 구체적인 미래 전략을 들어봤다.2024년 고수온 피해 이후 올해 초매식을 개최한다는 소식을 전했다.2024년 고수온으로 인해 멍게가 전량 폐사하면서 지난해 초매식을 열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고수온으로 표층, 중층, 하층 할 것 없이 바다의 모든 수심 수온이 30도 이상까지 올라가면서 멍게가 전량 폐사했다. 다행히 지난해 여름은 고수온이 오긴 했지만 표층에만 집중됐다. 멍게는 저수온성 생물이라 수심 10~15m까지 수하연 길이를 낮춘다. 그러다 보니 표층의 고수온 영향을 받지 않았고, 해당 깊이의 수온이 멍게 생육의 임계점인 27도를 넘지 않았다. 덕분에 중층이나 하층에 있던 개체들이 폐사 없이 생존할 수 있었다. 걱정이 컸지만, 올해는 정상적으로 멍게를 위판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기후위기로 인해 어업인들이 겪은 가장 큰 어려움과 경제적 타격은 어느 정도였나.쉽게 말해 농부가 1년 내내 농사지은 벼를 수확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수확 자체가 없으니까, 생산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멍게 양식은 아무리 작은 규모라도 초기 투자비가 3억원에서 5억원 정도 들어간다. 수확해서 돈을 벌어야 재투자를 하는데 수확이 없으니, 생산을 위한 재투자는커녕 대출 이자도 못 내고 생활조차 못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멍게 작업현장. 고수온 피해 이후 멍게수협은 지자체와 협의해 피해 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했다.고수온 피해 이후 수협 차원의 회복 노력은.가장 우선시했던 건 어업인의 경영 문제였다. 지자체와 협의해 피해 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했다. 특히 이자 감면 혜택의 범위를 넓힌 것이 핵심이다. 예전에는 고수온 피해가 발생한 해당 어장에 대해서만 이자 감면이 적용됐다. 하지만 멍게 양식은 외해에서 키우다가 내해로 옮기는 하나의 사이클로 돌아간다. 피해는 외해에서 났더라도 전부 이자 감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 규모가 60억원 이상이다. 또한 정부로부터 1년 단위로 받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2년으로 연장해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반복되는 고수온에 대비한 중장기 대응 전략은.고수온에 강한 품종 개발의 절실함을 느꼈다. 2024년 12월부터 국립수산과학원과 함께 ‘멍게 양식 안정화 TF’를 운영했다. 박사급 연구진과 자문위원, 어민들이 참여해 2억원의 초기 예산으로 유전자 연구와 적정 산지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심해 양식은 경남도·통영시·거제시·수산안전기술원과 함께 연구 교섭 어장을 실시한다. 2024년 폐사 당시 전체 물량 중 0.5% 수준인 4천봉 정도가 살아남았는데, 그곳이 수심 30m 권역이었다. 깊은 곳에서는 살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거제 2헥타르, 통영 2헥타르 규모로 3년 연구교섭(시험) 양식을 시작했다. 1년 차 결과 생존율이 85% 이상 나왔다. 다만 지난해는 심층까지 고수온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100% 신뢰할 데이터는 아니다. 향후 2년 더 검증해서 성공하면, 경남도와 지자체 예산으로 각 지역에 약 50헥타르 규모의 어업인들이 여름을 날 수 있는 월하장을 조성할 계획이다.오는 2월 26일 초매식과 함께 신규 위판장이 준공식이 개최된다.오는 2월 26일 초매식과 함께 신규 위판장이 준공식이 개최된다. 위판장의 가장 큰 변화는.현 본소에 위치한 위판장은 가설 위판장이었다. 공간이 협소하고 어업인이나 중매인을 위한 사무실 및 휴게 공간도 전무했다. 이번에 산양읍 영운리에 짓는 새 위판장은 도비와 시비 등 약 20억원을 투입했다. 자재비 상승으로 일단 1층만 우선 준공하고, 올해 10억원을 추가 확보해 2층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어업인과 중매인 휴게 시설 등 복지 공간이 마련된다. 가장 큰 변화는 냉각 시스템이다. 보통 4~5월이면 수온이 급격히 올라 멍게 선도가 떨어지는데 이를 위해 지금까지는 물차가 타 지역에서 냉각수를 받아오든지 현장에서 얼음과 함께 소금을 넣어 수온‧염도를 맞췄다. 신규 위판장이 완공되면 냉각 시스템을 통해 차가운 해수를 물차에 직접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멍게 품질이 획기적으로 좋아지고, 경북이나 강원 등 타지역으로 빠져나가던 유통 업자들을 붙잡을 수 있을 것이다. 또 기존에는 직원들이 통영·거제 지역 100여 곳(산양읍·미륵도 70곳 포함)의 작업장을 일일이 다니며 알멍게를 수거했다. 위판장이 멍게 생산지인 영운리에 지어지면 조합원들이 경매 시간 전까지 직접 물건을 가져오는 시스템으로 바뀐다. 이렇게 되면 훨씬 품질 좋은 상태로 바로 위판이 가능해져 소비자에게 고품질 멍게를 공급할 수 있다.활멍게 위판을 위한 ‘중매인 제도’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지금까지 활멍게는 한 업체당 물량이 많으면 업체당 10톤 이상을 판매하기 때문에 작업장 수가 40~50개 정도가 된다고 가정하면, 300~500톤 정도였다. 이 물량을 한곳에 모으기가 힘들었다. 수족관 시설도 부족하고 이동 경비도 이중으로 들었기 때문에 작업장에서 유통업자와 직거래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물차들을 중매인으로 등록시켜 안정적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생산하자마자 현장에서 바로 결제하는 시스템으로 가려고 한다.예전에는 작업자들이 쪼그려 앉아 손으로 멍게를 선별했었다. 지금은 국비 포함 80억원을 확보해 ‘자동 선별 시스템’으로 바꿨다.최근 몇 년간 멍게수협의 대표적인 성과를 꼽는다면.예전에는 작업자들이 쪼그려 앉아 손으로 멍게를 선별했었다. 지금은 국비 포함 80억원을 확보해 ‘자동 선별 시스템’으로 바꿨다. 친환경적이고 위생적인 시스템이 구축된 거다. 작업 시간이 단축되고 노동력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210억원(국비 포함) 규모의 ‘피낭류 자동화 설비 구축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노후한 목재 뗏목을 친환경(FRP·알루미늄) 소재로 바꾸고, 크레인과 자동 감기 장비, 이물질 자동 청소기를 도입하는 사업이다. 이동 속도도 빨라서 유류비 절감 효과도 있다. 개소당 3억원, 총 70대를 보급하는 게 목표다. 올해는 통영·거제·남해 합쳐 10개소 정도 확정됐다. 추가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사람이 멍게를 까는 작업도 자동화하기 위해 정부 예산 12억원을 받아 ‘자동 탈피기 R&D 사업’을 개발 중이다. 3년 내 시제품 보급이 목표다. 시제품이 나오면 보조 사업으로 공급해 노동력과 경비를 절감할 계획이다. 이러한 성과들은 해양수산부를 비롯 경남도, 통영시, 거제시 관계 공무원들이 멍게 산업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사업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준 덕분에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다. 행정의 관심과 지원이 현장의 변화로 이어진 사례라고 생각한다.지난해 12월 수도권에 수협중앙회와 함께하는 복합점포를 개점해 여·수신 업무를 시작했다.수도권 등 금융 점포 확장 계획도 있나.현재 지점이 2개 있다. 지난해 12월 수도권에 수협중앙회와 함께하는 복합점포를 개점해 여·수신 업무를 시작했다. 이 점포가 잘 자리 잡으면 2년 이내 수도권에 단독 신규 영업 점포 개설도 추진할 계획이다.김태형 조합장은 "멍게는 고 영양가 수산물이니 소비자분들께서 안심하고 드실 수 있도록 신선한 멍게를 공급하겠다. 멍게 소비 확대에 많은 관심과 동참 바란다"고 말했다.조합원·지역 주민·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조합원들은 고수온으로 마음고생이 심했고 경영 어려움이 컸을 것이다. 올해 멍게가 생산되면서 조합 경영 위기도 일정 부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는 활멍게 중매인 제도부터 신규 위판장 시스템까지 많은 변화가 있다. 안 해보던 것을 시도하는 만큼 두려움도 있겠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믿고 따라와 주신다면 멍게수협은 반드시 재도약할 것이다. 멍게는 고 영양가 수산물이니 소비자분들께서 안심하고 드실 수 있도록 신선한 멍게를 공급하겠다. 멍게 소비 확대에 많은 관심과 동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