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단독법원 설치를 골자로 한 법안이 이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에서 통과한 반면, 양산시의 유사 법안은 심사 안건으로도 채택되지 않으면서 또다시 표류 상태에 놓였다.지난 4일 제432회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소위원회 심사를 거친 김해시 등 11건의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 구역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들 안건은 본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민홍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김해갑)이 발의한 이 법안은 창원지방법원 김해지원 및 창원가정법원 김해지원의 설치 근거를 담고 있으며, 이번 법사위 통과로 김해지원 설치는 한 걸음 가까워 졌다.양산시의 윤영석·김태호 국회의원(국민의힘, 양산갑·을)도 각각 2024년 6월에 창원지방법원 양산지원과 창원가정법원 양산지원 설치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지만, 같은해 8월부터 현재까지 소위원회로 회부 이후 논의가 중단되면서 현재까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양산시 단독법원 설치는 지역의 대표적인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현재 양산시는 울산지방법원 관할로, 모든 송사가 울산에서 이뤄지고 있다. 북부동에 울산지법 양산시법원 및 등기소가 운영되고 있으나, 소액사건심판이나 20만원 이하 즉결심판 등 일부 업무만 담당하고 있다.특히 양산시청에서 울산지방법원 및 가정법원까지의 거리는 약 42km에 달한다. 자가용으로 40분, 대중교통으로는 1시간 40분이 소요돼 시민들의 불편이 크다. 현재 전국 30만명 이상 시·군 중 법원과의 거리가 40km 이상인 지역은 양산시가 유일하다. 또한 양산시는 경남도에 속해있는데, 사법 관할은 울산광역시라 행정·사법 체계 불일치에 따른 혼란도 발생하고 있다.현재 양산시 인구는 지난해 37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증산·사송지구 등 신도시 개발이 이어지면서 인구 40만을 바라보고 있다. 아울러 2400여개 기업체가 입주해 있는 만큼, 도시 위상에 걸맞은 단독법원 설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한편 양산시와 김해시는 본원 사건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점에서 사법 수요 구조가 유사하다. 한때 김해지역 사건은 창원지방법원 본원 전체 사건 약 44%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고, 양산지역 사건 역시 울산지방법원 전체 송사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지역에 각각 법원이 설치될 경우 사법 관련 규모가 감소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관할 법원이 위치한 지역에서는 반대 의견이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반대 기류는 법률 개정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