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 내린 행복마을의 전경ⓒ 주간함양지곡면 보산리 백암산 기슭에 자리한 행복마을은 이름처럼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전원주택단지다. 2006년 전원마을 조성 사업 대상지로 확정되면서 보산리 일대 9만2158㎡(약 2만8000평)가 전원주택단지로 개발됐고, 2010년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이곳에는 현재 전국 각지에서 귀촌한 81가구, 165여 명의 주민이 모여 살고 있다.도시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다 은퇴 후 고향으로 돌아온 사람,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며 새로운 삶을 시작한 사람 등 저마다 사연은 다르지만, 제2의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은 같다. ‘행복마을’이라는 이름도 주민들이 스스로 의견을 모아 지었다.↑↑ 주민들의 마을 가꾸기 모습ⓒ 주간함양“주민 스스로 만들어가는 마을”행복마을은 비교적 역사가 짧은 마을이지만, 초창기부터 주민 스스로 ‘마을자치’의 기틀을 다져왔다. ‘다 같이 활력 넘치는 나눔의 행복마을’을 비전으로 내건 이곳에는 대동회를 중심으로 노인회, 부녀회, 운영위원회 등이 체계적으로 운영된다.특히 운영위원회는 각 반의 반장과 마을단체장, 반별 추천 주민이 참여해 분기별 회의를 열고 주요 현안을 논의·결정한다. 주민 스스로 규약을 만들고, 운영 시스템을 구축해 온 과정은 ‘마을자치’ 그 자체다.↑↑ 하진수 행복마을 이장ⓒ 주간함양하진수 이장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살기 좋은 편리한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무형의 자산이야말로 마을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한다. 병곡면 출신인 그는 2011년 귀향해 새마을지도자로 활동을 시작했고, 올해로 10년째 이장을 맡고 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그만큼 소통의 가치를 더 절감한다고.↑↑ 행복음악회에 참석한 주민들ⓒ 주간함양투명한 정보공개와 운영행복마을은 매월 가구당 1만 원의 관리비를 걷는다. 이를 통해 마을시설 유지·보수, 마을회관 수리와 주방 리모델링, 비품 구입, 공원 제초작업 인건비 등에 사용한다. 제초작업 역시 장비를 보유한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비품 목록 또한 체계적으로 관리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인다.연말에 개최하는 대동회에서는 1년간의 수입과 지출 내역을 그래프로 제작해 주민들이 알기 쉽게 공개한다. 회비와 찬조금, 상금(분리수거 우수마을) 등 수익 구조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설명하고, 결산보고와 함께 다음 해 사업을 논의한다.그 해에 새로 전입한 이웃 소개와 장학금 기부, 마을의 한 해를 담은 사진·영상도 상영하면서 주민들과 함께 한 해를 돌아보면서 새해 계획을 세우는 자리다. 투명한 재정 공개와 주민들의 소통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것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원동력이다.또한 설날이면 주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합동세배를 하고, 덕담을 나눈다. 또한 떡국도 함께 먹으면서 새해를 맞이한다. 그밖에 선진지 견학과 마을 음악회 개최 등 연중 계획도 월별로 세워 추진한다.행복마을을 대표하는 행사인 ‘행복음악회’는 올해 10회를 맞이한다. 2014년 10월 첫 무대를 올린 이후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행사 기획부터 준비, 공연까지 모두 주민들의 참여로 이뤄진다. 라인댄스동아리, 남성중창단, 우쿨렐레 연주 등 마을 주민들이 무대에 올라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인다. 음악회에는 지역 안팎의 인사들과 지곡면 출신 출향인, 주민 자녀들도 초청한다. 귀농·귀촌인과 토박이, 외지에서 성장한 다음 세대가 한자리에 모여 소통하고 화합을 다지는 시간이다. 무대의 완성도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함께 만드는 과정’에 있다.특히 라인댄스동아리는 마을만들기지원센터 공모사업을 통해 강사 지원을 받아 매주 두 차례 연습하며 발표회까지 열 정도로 활발하다. 등산모임, 파크골프모임 등도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면서 주민 간 유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매년 설날에 진행하는 주민 합동세배ⓒ 주간함양온라인을 통한 소통 활발행복마을은 오프라인 모임뿐 아니라 온라인 소통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주민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카페와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통해 각종 공지사항을 전달한다. 분리수거 안내, 농약병 등 영농부산물 처리, 공모사업 신청 정보, 농협 조합원 소식, 지역 뉴스까지 생활 밀착형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새로 이사 온 주민도 카페에 올라온 자료를 살펴보면 마을의 역사와 운영에 대해 금방 파악할 수 있다. 최근에는 AI 활용 등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도 추진하며 사회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행복마을 주민들은 이웃의 경조사도 함께 한다. 책을 낸 주민의 출판기념회를 열어 축하하고, 농업 정보를 교류하며, 마을 소속감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개인화된 사회에서 이웃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지만, 행복마을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행복마을 주민들의 선진지 견학ⓒ 주간함양하진수 이장은 “많은 지역이 고령화와 인구소멸 위기에 놓여 있지만, 행복마을은 지속가능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주민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며 “서로 돕고 이해하며 참여를 통해 내가 사는 곳을 스스로 천국으로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의 ‘건행(건강과 행복)’을 빈다”며 “변함 없이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