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시작하는 3월의 첫 날 봄과 함께 갤러리휴(관장 최현미)에서 전두인 화가의 21점 작품이 관람객과 마주했다. 물질 문명과 동심의 그리움을 '잃어버린 꽃'으로 현실을 표현한 전 작가의 첫 개인전 경험, 다양한 전시 이력과 작품 제작 과정, 그리고 작가 개인의 예술관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내용을 담아 현대인의 내면을 조명하는 특별한 기록을 담아 봤다. BFAA 제17회 오늘의작가상 '본상'을 수상한 바 있는 전두인 작가의 예술세계를 집중 탐구해 보기로 했다.■ 잃어버린 동심을 동경하다전두인 화가는 후기자본주의 시대 현대인이 잃어버린 내면의 정서와 이상을 '잃어버린 꽃'이라는 상징물로 형상화한다. 갤러리휴에서 펼쳐진 이번 전시 작품 21점은 현대문명이 남긴 허무와 그리움을 꽃의 화려하지만 과장된 모습으로 은유한다.꽃은 흔히 '미'와 '순수'를 상징하지만 전두인에게 꽃은 그 이상의 의미다. 이상과 순수에서 멀어진 인간 내면의 표상이자, 잃어버린 동심에 대한 동경의 상징으로 변주된다.특히 그의 작품은 단순한 재현 대신 상징적 은유와 알레고리 기법을 통해 현실과 내면의 이중적 의미를 보여준다. 꽃의 형태와 색채는 물질문명에 지배된 현대인의 복잡한 감성과 정서를 드러내는 은유적 장치로 기능한다. 이처럼 작업은 관객으로 하여금 현대인의 내면 세계를 들여다보게 하는 심리적 촉매 역할을 한다.전두인 화가의 첫 개인전은 1997년 부산 전경숙 갤러리에서 열렸다. 대학 졸업 후 4년간의 작업 결과물, 박스형 프레임 내 오브제와 페인팅을 혼합한 30여 점을 선보이며 개성 있는 작업세계를 알렸다. 이후 국내외를 넘나들며 부산, 서울, 북경, 일본 키타큐슈, 순천 등에서 25회의 개인전과 200여회의 기획 및 초대전에 참여하며 탄탄한 경력을 쌓았다.그의 학력은 경성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과 학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서양화 전공 석사로, 전통적 미술 교육과 현대적 표현기법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수상 경력도 뛰어나, BFAA 제17회 오늘의 작가상 본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예술적 깊이를 인정받았다.또한 경성대학교, 동의대학교, 동아대학교, 신라대학교에서 초빙 혹은 겸임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며 예술 교육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예술은 타인과의 소통 매개체전두인 작가의 작품 완성에는 평균 10~15일이 소요된다. 50호 캔버스를 기준으로 작업 속도와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꾸준한 집중과 치밀한 구성이 돋보인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작가는 회화 뿐 아니라 오브제와 페인팅의 결합, 디지털 그래픽과 사진 혼합, 인쇄매체 활용과 꼴라주 기법 등 다각적 매체를 사용한다.최근에는 사실적인 회화 작품이 주를 이루며, 은유와 상징을 통해 현대인의 내면 정서를 시각화한다. 단순한 이미지 재현을 넘어 심리적 중요성을 부여하는 상징적 체계로 작업해 그의 작품은 묵직한 의미를 전달한다.지금까지 전두인 작가가 완성한 작품은 대략 1500점에 달하지만 젊은 시절 대형 작업 위주로 상당수가 소각되어 아쉬움을 남긴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예술 세계를 '시대를 반영하는 사상과 사회상에 대한 문의'로 요약하며,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떤가?"라는 근본적 물음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했다.전 작가는 어릴 적부터 그림을 사랑했고 중학교 1학년부터 화가가 되고자 마음먹었으나 당시 부모와 사회적 시선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러나 미술대학 진학에 성공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작품활동은 꿈의 실현이었다고 강조했다.중학교 시절 미술교사였던 송주섭 선생님의 인간적 품성과 작품 세계가 삶의 귀감이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프란시스 베이컨의 감각적 필치를 좋아하며 작업에 깊은 영감을 받고 있다.작품 아이디어는 진한 감동을 준 영화나 책, 사회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뉴스 등 현실과 사회 문제에서 얻는다. "작업은 이제 하루 일상의 한 부분이며, 몰입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작가의 말에서 창작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묻어난다.특별한 슬럼프를 겪지 않은 점도 작가의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준다. 진솔함을 바탕으로 한 작업이 오히려 안정감과 지속성을 가능케 했다.전두인 작가는 "예술은 타인과의 소통을 위한 감상의 매개체"라 말하고, 그의 작품들은 '현대사회의 시대상을 상징적이고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데 초점이 있다. 그는 미술을 시대의 사상과 사회를 묻는 행위로 정의한다.한때 지방 작가로서 지역 한계를 극복해 세계적 작가가 되고자 도전했지만, 이제는 '유명세'가 아닌 '진솔한 작품활동에 충실한 삶'에 가치를 둔다고 했다. 오늘의 작가는 오롯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깊게 다져가는 중이다.갤러리휴에서의 이번 전시는 작가 내면의 깊이를 관객과 나누는 뜻깊은 자리였다. "우리 사회와 인간의 본질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작품을 통해 각자가 현대인의 내면을 성찰하며 더 나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따뜻한 당부를 전했다.전두인 작가는 앞으로 2027년 상반기 서울에서 초대 개인전이 계획되어 있어 또 다른 성과를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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