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시절 참여했던 한 프로그램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고, 그 경험이 다시 지역사회로 돌아와 또 다른 변화를 만들어낸다면 어떤 모습일까. 통영RCE의 대표적인 청소년문제해결프로그램 ‘브릿지투더월드(Bridge to the World, BTW)’에서 출발한 학생들이 이제 청년이 돼 하나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통영RCE 영리더 네트워크 ‘에버브릿지(EverBridge)’가 그 주인공이다. 에버브릿지는 브릿지투더월드 프로그램을 경험한 학생들이 프로그램 이후에도 서로 연결돼 지속 가능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청소년·청년 네트워크다. 단발성 활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에서 시작된 문제의식과 경험이 이후 삶과 지역사회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연결 플랫폼의 역할을 한다.이 네트워크에는 브릿지투더월드 14기부터 17기까지의 참가자들이 중심이 돼 약 20여 명의 청소년과 청년들이 참여하고 있다. 대부분 대학생이지만 중·고등학생들도 함께 활동하며 세대 간 연결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브릿지투더월드에서 다뤘던 다양한 주제를 다시 교육 콘텐츠로 재생산해 지역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에버브릿지를 이끄는 이들은 각 분야에서 역할을 맡은 운영진이다. 강채희(21) 총괄을 비롯 박채빈(20) 기획팀장, 김신애(20) 운영팀장, 정예슬(20) 홍보팀장, 그리고 에버브릿지 기획자인 최재림(21)씨. 다섯 명이 중심이 돼 에버브릿지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대학에서도 과대표나 학회장 등 다양한 리더 역할을 맡고 있을 만큼 책임감과 리더십이 높은 청년들이다.이들은 지난해 유영초등학교와 통영초등학교 등을 방문해 교육봉사를 진행했고, 한산대첩축제 기간에는 부스를 운영하며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시민들과 나누기도 했다. 브릿지투더월드에서 다뤘던 식문화, 환경문제, 사회문제 등의 주제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교육 프로그램으로 다시 만들어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있다.에버브릿지는 처음부터 공식 조직으로 출발한 것은 아니다. 브릿지투더월드 활동을 경험한 청소년들이 프로그램 이후에도 서로 교류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모아 자발적으로 모임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이러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통영RCE가 청년 네트워크로 공식화하면서 ‘에버브릿지 1기’로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가게 됐다.이 과정에서 얻은 경험은 단순한 활동에 그치지 않고 진로 선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강채희 총괄 역시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진로 방향을 구체화한 경우다.강채희 총괄은 현재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있다. 브릿지투더월드 15기 활동 당시 태국 뜨랑RCE를 방문해 전통음식과 지역문화를 배우고 이를 통영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했다. 다양한 봉사활동과 대외활동을 이어오며 사람들을 만나고 돕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러한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진로 선택으로 이어졌다.박채빈 기획팀장은 광고홍보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는 브릿지투더월드 16기 활동 과정에서 발표자료와 포스터 제작을 맡으며 디자인과 홍보 분야에 흥미를 느꼈고, 이러한 경험이 광고홍보 전공 선택으로 이어졌다.정예슬 홍보팀장 역시 브릿지투더월드 활동을 통해 진로 방향이 바뀐 경우다. 예술고등학교에 재학하며 작가를 꿈꿨던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환경문제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체감했다.정예슬 홍보팀장은 “첫 교육을 받을 때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다.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되면서 단순히 글로 표현하는 것을 넘어 직접 환경문제 해결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환경교육과에 진학해 관련된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에버브릿지 기획자인 최재림씨는 글로컬문화 분야를 공부하며 문화기획과 콘텐츠 제작을 배우고 있다. 평소 사람들과 함께하는 활동과 프로그램 운영에 큰 흥미를 느껴 다양한 대외활동과 축제 프로그램에 참여해왔다.앞으로의 활동도 다양하게 계획돼 있는 에버브릿지는 오는 5월 교육장터와 지속가능발전교육(ESD) 국제포럼을 시작으로, 6~7월 중 말레이시아 국제학교와의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또한 8월에는 한산대첩축제 기간 동안 부스를 운영하고 브릿지투더월드 18기 캠프 활동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에버브릿지 운영진은 “우리가 진행하는 활동이 우리만의 경험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특히 학업과 병행하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갈등이 생기더라도 서로를 존중하며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모든 참가자가 수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통영RCE ‘브릿지투더월드’에서 출발한 청년들이 이제 ‘에버브릿지’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잇고 지역사회와 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다리를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