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안의면 이문마을 주민들이 안의제2농공단지에 입주를 추진 중이 농약공장 건립 계획에 반발하며 시가지 행진에 나섰다. 이문마을 주민 50여 명은 3월 23일 오전 9시 함양군보건소 앞에서 출발해 낙원사거리를 지나 함양군청까지 행진하며 농약공장(아그리젠토) 입주 반대 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농약공장을 유치하려는 함양군 행정을 규탄한다”, “농약공장 유치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군민들에게 마을의 상황을 알리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행진에 참여한 한 주민은 “올해 79세인데 내가 얼마나 더 살겠느냐”며 “그저 평범하게 마을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을 뿐인데, 왜 군이 주민을 돕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현재 안의농공단지 입주 업체들로 인해 환경 피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농약공장까지 추가로 들어설 경우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군수 면담 요구하며 군청 진입 시도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함양군이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유해 농약공장 입주를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해당 기업은 거창군 가조농공단지에 공장 확장을 시도하면서 환경오염과 주민 건강 위협 논란으로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약공장은 독성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시설로 사고 발생 시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함양군은 주민들에게 주민설명회 한 차례 없이 정보공개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밀실행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이날 집회 현장에서는 질서 유지를 위해 경찰 40여 명과 함양군 공무원 100여 명이 배치됐다. 주민들은 성명서 낭독 후 군수 면담을 요구하며 군청 진입을 시도했으나, 이 과정에서 경찰 및 공무원들과 일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후 주민대표 5명이 선출돼 군수 면담을 추진하려 했으나, 군수 부재로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주민대표는 “최종결정권자인 군수와 직접 대화하겠다”며 “공무원들과 대화하는 것만으로는 실질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군의회·행정 지금까지 뭐했나?” 비판주민들은 함양군의회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한 주민은 “이런 사안일수록 군의원들이 나서서 주민 의견을 듣고 함께 논의해야 하지만 주민 편에 서는 의원이 한 명도 없다”면서 “공장 견학에 의원들이 동참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까지 묵묵부답”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윤택 함양군의회 의장은 “해당 사안을 접했을 당시 이미 행정 절차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였다”며 “주민 불만이 커지고 있는 만큼 다시 세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함양군 일자리경제과장은 “주민들의 우려와 입장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 “환경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향후 문제 발생 시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군수 예비후보들도 가세“정보공개·갈등조정 필요”이날 집회에는 함양군수 선거 예비후보들도 참석해 주민들의 입장에 공감을 표했다. 서필상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행정 절차에 문제가 없더라도 주민들에게 충분한 정보 제공이 선행돼야 한다”며 “환경 피해 우려가 있다면 공장과 가장 인접해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반드시 설명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함양군에는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기구가 없다”면서 “군수로 당선된다면 갈등조정위원회를 신설해 주민 갈등을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영철 국민의힘 예비후보 역시 “지금까지 공장 규모나 취급 물질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며 “현재 공장 건축신고와 입주허가는 완료된 상태로 파악되는데, 군수로 당선될 경우 법적 절차를 재검토하고 문제가 있다면 전면 백지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