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솔 나무의사가 보호수에 외과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도심 곳곳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들. 말을 하지는 못하지만 병이 들고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나무들의 건강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전문가가 바로 '나무의사'다.양산지역에서도 나무병원의 나무의사들이 활동하며 수목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지만, 아직 시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제도다. 현재 양산에는 네 곳의 1종 나무병원이 운영되고 있다. 목향 2명, 한국식물병원 1명, 한백 1명, 라인종합관리 2명 등 총 6명의 나무의사가 활동하며 지역 내 수목의 병해충 진단과 치료,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본지는 이 가운데 양산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라인종합관리를 찾아 김다솔 나무의사를 만나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다솔 나무의사는 현재 양산시가 지정한 보호수 20그루를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다. 보호수는 오랜 세월 지역의 역사와 함께해 온 나무로 단순한 식물을 넘어 지역의 상징과 같은 존재다. 김 씨는 이처럼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나무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정기적인 점검과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하지만 현장에서 만나는 나무들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한 경우가 많다.김 씨는 "수목 진료를 위해 현장을 방문하면 이미 고사 직전까지 상태가 악화된 나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김 씨는 이어 "나무병원의 존재를 몰라 조경업체 등에 관리를 맡겼다가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귀한 나무의 생명을 잃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대부분 나무가 보내는 이상 신호가 여러 번 있었지만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방치하면서 상태가 크게 악화된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김 씨가 나무의사의 길을 걷게 된 배경도 조금 특별하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남다른 나무 사랑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자라온 것이 계기가 됐다.김 씨가 나무의사를 꿈꾸게된 계기는 그의 유년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아버지는 김 씨가 어린 시절부터 나무를 유난히 아끼는 사람이었다. 이때문에 김 씨는 아버지를 따라 어린시절부터 늘 나무와 함께했다. 그의 아버지는 현재 전라남도 나주에 조성 중인 수목원 '트리스톤 파크' 개관을 준비중이다.하지만 김 씨의 인생이 처음부터 나무와 연결돼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대학에서 음악교육과에 진학해 바이올린을 전공했고, 교사로 임용돼 안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10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쳤다. 교직 생활을 하며 지금의 아내를 만나 가정을 이루기도 했다.교직생활을 이어가던 중에도 김 씨는 늘 아버지의 바램이 마음에 걸렸다. 아버지는 그가 어린시절 부터 가업을 이어주기를 바랐고, 김 씨 역시 언젠가는 누군가 이어야 할 길이라는 생각에 장남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결국 그는 더 늦기 전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교사로 근무하면서 낮에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나무의사 시험을 준비하는 생활을 이어갔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세 번의 도전 끝에 결국 나무의사 자격을 취득했다.나무의사로 활동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은 그가 나무의사로 막 첫걸음을 내디뎠을 때였다.김 씨는 "양산 중부초등학교에 있던 소나무 두 그루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며 "좁은 화단에 복토까지 돼 나무가 제대로 숨을 쉬기 어려운 환경이었고 상태도 많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치료와 관리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건강을 되찾았고 지금은 훨씬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나무의사가 된 뒤 처음 마주했던 현장 사례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김다솔 씨는 나무 역시 사람처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김 씨는 "사람의 질병과 마찬가지로 나무도 평소 관리와 예방이 중요하다"며 "잎이 갑자기 시들거나 줄기에 이상이 보이는 등 평소와 다른 징후가 나타나면 전문가에게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나무의사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행정에서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양산시 산림과 A주무관은 "산림보호법 시행 이전에는 주로 조경업체를 통해 수목 관리가 이뤄졌다"며 "병해충 관리 등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나무의사 제도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관리는 차치하고서라도 병해충 부분에 있어서는 반드시 지정된 정식 나무병원을 통해 진단·관리·치료 등을 받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김다솔 나무의사가 나무에 주사를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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