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모습(기사와 무관) /양산신문DB4살 아이의 119 응급의료 요청을 거부해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겪게 한 병원들에 대해 유족에게 총 4억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이 나왔다.유족과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민사1부(재판장 김동희)는 지난 15일 김동희 군 유족이 병원 2곳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김 군은 2019년 10월 양산 A병원에서 편도선 제거 수술을 받은 뒤, 5일 후 수술 부위에서 출혈이 발생해 부산 B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그러나 병원 측은 야간 당직 의사가 응급처치를 하지 않은 채 전원을 결정하고 119구급차를 호출했다.이송 과정에서 김 군이 의식을 잃자 구급대원들은 수술을 진행한 양산 A병원 소아응급실에 연락했지만, 병원 측은 심폐소생 중인 환자가 있다는 이유로 다른 병원 이송을 요청하며 사실상 치료를 거부했다. 이후 경찰 수사 결과, 당시 응급실에는 김 군의 치료를 거절할 만큼 위중한 환자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결국 김 군을 태운 구급차는 약 20㎞ 떨어진 부산의 다른 병원으로 이동했으나, 김 군은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연명 치료를 받다가 5개월 뒤 숨졌다.재판부는 "정당한 이유 없이 김 군의 진료를 거부한 양산 A병원과 적절한 처치를 하지 않고 119에 인계한 부산 B병원의 공동 불법행위가 인정된다"며 "두 병원은 공동으로 4억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이는 유족이 청구한 5억7천여만원의 약 7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앞서 형사재판에서는 관련 의료진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울산지법은 지난해 10월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병원 소아응급실 의사 C씨에게 벌금 500만 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의료 요청을 기피해 심정지 상태였던 피해자가 신속한 치료 기회를 놓치게 됐다"고 판단했다.또 편도선 제거술 후 출혈이 있었음에도 환부를 광범위하게 소작한 뒤 일반 환자처럼 퇴원시키고 의무기록을 제대로 남기지 않은 A병원 의사 D씨, B병원 응급실에서 환자를 직접 치료하지 않고 119구급차에 인계한 뒤 진료기록을 즉시 전달하지 않은 의사 E씨에게도 각각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다만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는 인정하지 않고, 의료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판단했다.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형사재판에서는 병원의 과실치사 부분이 인정되지 않았지만, 민사에서는 일부 인정된 부분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형사재판도 항소심이 진행 중으로, 응급처지 외 수술집도에 대한 과실도 꼭 인정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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