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필의 인문예술 '쿠바음악 렉처콘서트'에 모인 관객들.쿠바의 음악과 미술, 역사와 문학을 한자리에서 풀어낸 '예필의 인문예술 렉처콘서트'가 양산에서 열렸다. 공연과 해설이 결합된 형식으로, 작품에 대한 이해와 감상이 함께 이어지는 무대였다. 양산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형식의 공연으로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예필 작가는 20여년간 전국에서 350회 이상 렉처콘서트를 이어온 공연 기획자다.지난 24일 저녁, '갤러리 휴'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예필 작가가 해설을 맡아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40석 규모의 공간이 관객들로 가득 찼으며, 일부는 서서 공연을 지켜봤다. '갤러리 휴'가 기획하고 '양산신문사'가 후원한 이날 행사는 음악 연주와 영상, 이야기가 교차하며 흐르는 구성으로 꾸며졌다.예필 작가는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이야기로 문을 열었다.쿠바의 전설적인 그룹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쿠바 음악과 문화를 이해하는 핵심 축으로 제시됐다. 공연에서는 영화 일부가 편집 영상으로 상영되며 이해를 도왔다.이날 강연의 중심에는 '융합'이라는 키워드가 놓였다. 작가는 "그동안 예술과 인문학이 지나치게 분리돼 왔다"며 "앞으로의 시대는 음악·미술·문학·역사를 함께 읽는 융합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특히 쿠바 예술을 설명하며 언급한 '마술적 사실주의'는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는 "중남미 예술은 현실과 상상이 결합된 세계를 그린다"며 "이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역사적 고통과 열망이 만들어낸 표현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쿠바 미술과 문학을 이해하려면 이 개념을 빼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쿠바 음악의 정서도 흥미롭게 풀어냈다.이날 공연에서는 쿠바가 맘보, 차차차, 살사, 볼레로, 쿠반 재즈 등 다양한 리듬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킨 음악의 중심지로 소개됐다.노래에 담긴 상징 해석도 이어졌다. 그는 "서양에서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이지만, 중남미에서는 이별의 전령사로 읽힌다"며 문화적 차이를 짚었다. 또 '관타나메라(Guantanamera)'에 대해서는 "쿠바의 정체성을 담은 노래이자, 독립의 상징인 호세 마르티의 시가 결합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미술 해설에서는 '가면'의 의미를 강조했다. "가면을 쓰는 순간 인간은 신분을 벗고 평등해진다"며 "쿠바 미술에 등장하는 가면은 아프리카적 뿌리와 함께 평등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또한 그는 현재 집필 중인 작업도 소개했다. "세계 각 나라의 '아리랑'을 모은 책을 쓰고 있다"며 "각 민족의 노래에는 그들의 역사와 정체성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이날 공연은 음악 연주와 영상, 해설이 교차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관타나메라', '찬찬',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 등 익숙한 쿠바 음악이 이어졌고, 관객들은 리듬에 맞춰 박수를 보내며 호응했다.다만 연주 대신 영상과 음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무대는 관객에 따라 다소 거리감 있게 느껴질 수 있었다. 특히 음악 연주나 공연을 기대하고 찾은 관객들에게는 이러한 구성이 낯설게 다가갔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 장면과 해설, 음악 감상이 이어지는 방식이 반복되면서 흐름이 분산되는 인상도 남겼다. 그럼에도 익숙한 쿠바 음악이 이어질 때마다 객석의 호응이 더해지며 공연의 흐름을 이어갔다.예필 작가는 공연을 마친 뒤 "양산에서의 첫 무대라 걱정도 있었지만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호응에 함께 즐길 수 있었다"며 "공연 전부터 '갤러리 휴'의 전시작품을 감상하는 모습에서 양산지역의 문화적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어 "인문예술 렉처콘서트라는 낯선 형식임에도 관객들이 끝까지 몰입해 준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특히 코레아노 4세의 살사 영상에서는 객석 전체가 함께 호흡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전했다.앞으로 "음악을 중심으로 미술, 영화, 시가 연결되는 새로운 예술 형식을 제시하고 싶다"고 밝혔다.이날 현장을 찾은 관객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한 관객은 "쿠바의 역사와 문화, 예술이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고 음악과 미술, 영화, 시가 함께 흐르며 삶과 시대를 담아내는 힘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역사와 닮은 점에서도 공감이 갔다"고 덧붙였다.또 다른 관객은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과 시를 통해 예술이 세대를 잇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과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양산신문사와 갤러리 휴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예필작가가 쿠바음악 해설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