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희 백호마을 상가회장이 백호마을 상권내에 위치한 '양산시 로컬푸드 직매장'을 소개중인 모습.양산시가 지역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이고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 중인 '골목상권 활성화 지원사업'이 올해로 3년째를 맞았다.올해 양산시는'2026년 골목상권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총 7개 골목상권 공동체를 최종 선정했다. 선정된 공동체는 신규 조직 3곳과 성장지원 4곳이다. 신규 조직에는 백호마을상가회, 서창세계로상인회, 호포상가발전회가 이름을 올렸으며, 성장지원 분야에는 가촌신도시상인회, 양산젊음의거리운영위원회, 오봉청룡로번영회, 평산동먹자골목상가번영회가 포함됐다.이번 사업은 골목상권이 가진 고유한 자원과 지역 특색을 활용해 상권 경쟁력을 높이고, 상인 공동체 중심의 자발적인 상권 활성화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이에 본지는 올해 선정된 7개 골목상권 공동체를 차례로 찾아 각 상권이 가진 특징과 활성화 전략을 살펴보고, 지역 맞춤형 상권 발전 모델을 시민들과 독자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두 번째 순서로 물금읍 백호마을상가회를 찾았다.-------------------------------------------------------------------------------------------------양산시 물금읍의 '백호마을'이 단순한 외식 타운의 틀을 완전히 깨부수고, 예술적 감성과 상인의 정이 흐르는 '복합 문화 아지트'로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금정산의 웅장한 기운과 오봉산의 수려한 능선이 병풍처럼 감싸 안은 이곳은 최근 '2026년 양산시 골목상권 활성화 지원사업'의 핵심 대상지로 선정되며, 양산을 넘어 전국이 주목하는 '모델 상권'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백호마을 상권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방문객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압도적인 인프라에서 나온다. 신도시 내 330여개의 점포가 어깨를 맞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400여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공용 주차 공간을 확보했다는 점은 타 상권의 부러움을 사는 대목이다. 고질적인 주차난으로 발길을 돌리기 일쑤인 일반적인 골목상권과는 차별화를 두고 있다.이러한 물리적 강점은 인근 자원들과 결합해 폭발적인 시너지를 낸다. 주차장 바로 옆에 자리한 '양산 로컬푸드 직매장'은 이곳을 단순한 외식 공간이 아닌 '생활형 상권'의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황산공원에서 파크골프를 즐기거나 오봉산 산행을 마친 시민들이 이곳에서 브런치를 즐긴 뒤, 귀갓길에 양산의 신선한 특산물을 장바구니에 담아가는 '원스톱 라이프 스타일'은 이미 백호마을의 일상적인 풍경이 됐다.백호마을의 진정한 차별화 전략은 골목 사이사이에 깊숙이 스며든 '예술적 숨결'에 있다. 단순히 구색을 갖춘 전시가 아니라, 실제 국내외에서 정평이 난 예술가들이 직접 이곳에 상주하며 상권의 정체성을 빚어내고 있다.그 중심에는 손지영 민화 작가, 이주비 유리공예 작가, 그리고 '도토림'의 서정아 작가가 있다. 이들의 작업실은 백호마을을 지탱하는 문화적 기둥이다. 방문객들은 창 너머로 작가가 붓을 들어 전통의 미를 살리는 민화 작업 과정이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유리를 달구고 물레를 돌려 도자기를 빚는 예술적 고뇌의 순간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이러한 '열린 문화 공간'의 매력은 SNS를 타고 빠르게 확산 중이다. 타 지역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기 위해 찾아오는 외지인들이 급증하면서, 이들이 머무는 시간은 고스란히 인근 브런치 카페와 특색 있는 식당가의 활기로 이어진다. '예술이 상권을 살리고, 상권이 예술을 후원하는'이상적인 문화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백호마을상가회는 이번 활성화 사업을 통해 '스마트 상권'으로의 변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5~6월 중 설치될 '디지털 사이니지'는 낡은 안내판을 대체해 실시간 이벤트 정보와 매장별 할인 혜택을 방문객의 스마트폰과 연동해 제공한다. 방문객들은 손쉽게 맛집 정보를 찾고 마을의 최신 소식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또한 마을 초입에는 백호마을의 정체성을 형상화한 '백호 캐릭터 조형물'이 건립된다. 상가회는 이 캐릭터를 단순한 장식물이 아닌, MZ세대를 겨냥한 스탬프 투어, 굿즈 제작 등 브랜딩 마케팅의 핵심 콘텐츠로 활용해 백호마을을 양산의 대표 포토존이자 랜드마크로 각인시킬 방침이다.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서 상인들을 이끌고 있는 백호마을상가회 김순희 회장은 이번 사업의 핵심을 '지속 가능한 문화 공동체 조성'으로 정의했다. 김 회장은 "백호마을은 주차 걱정 없이 방문해 정성 어린 음식을 먹고, 그림 한 점 그리며 삶의 여유를 찾는 아지트 같은 공간"이라며 "커피향과 예술적 열정이 공존하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 상권으로 거듭나겠다"는 강력한 포부를 밝혔다.하지만 김 회장은 현장에서 체감하는 절박한 고충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상권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 접근성의 사각지대'가 성장의 거대한 장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김 회장은 "물금역이나 증산역 같은 주요 거점에서 이곳까지 걸어오려면 성인 걸음으로도 25분 이상이 소요된다. 차량이 없는 학생, 청년, 어르신들에게 백호마을은 가깝고도 먼 '육지의 섬'과 같다"면서 "마을버스 노선 확충 등 대중교통 인프라만 개선된다면 백호마을은 양산을 넘어 전국의 관광객이 모여드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김 회장은 인프라의 완성은 결국 '사람이 오기 편한 길'을 만드는 데 있다며, 양산시의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행정 지원을 거듭 당부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지난주 선진지견학으로 경주 황리단길과 울산 울주군을 상권내 소상공인들과 함께 견학하고 돌아왔다"면서 "앞으로는 물금 백호마을 상권이 선진지 견학 장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싶다"고 덧붙였다.백호마을의 화려한 변신과 도약을 대내외에 알리는 '백호마을 잔치 및 준공식'은 오는 6월 통새미공원 일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주민과 상인, 방문객이 하나 되어 어우러지는 이번 축제는 백호마을이 양산의 생활 밀착형 문화 거점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역사적인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예술의 숨결이 골목마다 흐르고, 고소한 커피향이 발길을 붙잡는 곳. 이번 주말에는 가족, 연인과 함께 '넉넉한 주차'와 '깊은 감성'이 있는 백호마을로 예술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백호마을 상가회에 위치한 도토림 도자기 카페, 서정아작가가 상주하며 다양한 그릇과 도자기를 빚어내고 있다.백호마을 상가회에 위치한 손지영 민화작가의 연구소 모습. 관내는 물론 전국적에서 손지영작가의 그림을 보기 위해 몰려든다.백호마을 거리 전경.백호마을 축제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