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농번기를 앞둔 5월, 함양군 농가에 ‘일손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농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만성적인 인력 부족 문제가 겹치며 농민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인건비 상승까지 더해지며 생산비 부담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함양군은 이러한 농촌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5월7일부터 2026년 하반기 외국인 계절근로자 수요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농번기 단기 인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제도로, 농업 현장의 핵심 인력 공급 창구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현재 함양군 내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공공형 약 42명, 농가형 약 147명 등 총 189여 명 수준으로 파악된다.공공형은 지자체가 해외 지방정부와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근로자를 도입·관리하는 방식이며, 농가형은 결혼이민자 가족 등을 초청해 농가가 직접 고용하는 형태로 법무부가 관리한다.문제는 인력 규모가 농번기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 농가에서는 군을 통한 공식 절차로는 필요한 시기에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타 지역(진주·광주시 등)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별도로 초빙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양파 농사를 짓고 있는 이홍주 씨는 “지금은 그나마 버틸 수 있지만 본격적인 수확철이 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며 “결국 타 지역에서 사람을 데려오지 않으면 농사를 마무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인건비 부담도 큰 문제다. 공공형·농가형 계절근로자의 일당은 통상 8만~9만 원 수준이지만, 타 지역에서 비공식적으로 초빙한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하루 14만 원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 농가 입장에서는 높은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인력을 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또 다른 농민은 “해마다 외국인 근로자 인건비가 오르면서 정작 농민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농사를 지어도 남는 게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고 말했다.작목별 인력 배치의 불균형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공급되는 계절근로자 상당수가 벼농사나 양파 농가에 집중되면서, 다른 시설원예 농가는 상대적으로 인력 확보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딸기 농사를 짓는 A씨는 “계절근로자 체류기간이 기본 5개월에 최대 3개월 연장 가능하지만, 작기(作期)가 맞지 않는 농가는 사실상 혜택을 보기 어렵다”며 “농가별 상황에 맞춘 세분화된 인력 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이와 함께 계절근로자 관리 체계에 대한 개선 요구도 나온다. 지난해에는 일부 농가형 계절근로자가 근무지를 이탈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관리의 사각지대가 드러나기도 했다.전문가들은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해 인력 공급 확대를 넘어, 수요 기반의 정밀한 인력 배치와 체류기간 유연화, 그리고 관리 시스템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이와 관련해 함양군 관계자는 “현재 농업 현장의 일손 부족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계절근로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며 “오는 2027년 계절근로자 추가 숙소가 완공되면, 현재보다 두 배(54명 추가 예정) 많은 인력이 농업 현장에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농가형 외국인 근로자와 관련해서는 “농가형은 법무부 심의위원회를 통해 인원이 배정된다”면서 “법무부는 연중 작업이 가능한 농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사과·양파·고추처럼 특정 시기에만 노동력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작목은 농가형 근로자 제도와 맞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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