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5월은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까지 온 가정과 사회를 어루만져 주는 감사와 기쁨이 가득차는 달이다. 누군가는 어버이로 자식의 사랑을, 또 누구는 스승으로 제자에게 은혜를, 또는 부부가 서로에게 감사를 나누는 정겨운 달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 기자는 양산의 효자와 스승, 그리고 부부를 찾아서 이들의 삶을 잠깐 엿보기로 했다. 먼저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이런 효자 없습니다'에는 지난해 노인의 날 행사에서 효자상을 수상한 안헌국 씨(71세, 동면 외송)의 이야기로 포문을 열어본다. ▶①이런 효자 없습니다②이런 스승 없습니다③이런 부부 없습니다한 가정의 4년째 이어지는 가족 요양 이야기가 조용히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과 울림을 전한다. 그 주인공은 바로 동면 외송에 거주하는 안헌국 씨 이야기다.치매로 현재 거동이 안되는 94세 장모님을 모시며 직접 올해 3월 요양 보호사 자격증을 따는 등 투철한 신념과 가족애로 꿋꿋이 살아가는 안헌국 씨의 삶은 성숙한 인생 철학을 품고 있다.장모님과 함께한 시간은 그에게 단순한 봉사가 아닌 '부모의 정'을 채워가는 과정이었다. 일찍 부모를 여의어 부모님의 따뜻함을 누리지 못했던 그는 장모님을 제 부모처럼 모시리라 마음먹었다.요양원에 의지하지 않고 직접 돌보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지키며 가족 모두가 힘을 모았다. 아내와 자녀, 특히 사회복지사인 늦둥이 막내아들이 함께 지원해 주는 가정 내 요양 환경은 다가오는 노년의 삶에 안전망이 되어 준다.낮에는 장모님을 살피고 밤에는 공부를 하며 3개월에 걸쳐 준비해 요양 보호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현실적 준비를 갖춘 그는 가족들의 "병원에 보내자"는 제안을 웃음으로 넘긴다. "내가 돌봐야 그분이 가장 편하다. 어머님은 입맛이 까다로워 병원에 가면 먹지 못해서 힘들다"는 믿음이 그의 마음을 굳건하게 했다. 그가 이 말을 전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지고 순간 목이 메이며 눈물을 훔친 후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안헌국 씨는 "물 한 그릇이라도 내가 떠서 드릴 수 있을 때까지 모시고 싶다. 살아 계실 때 해야 한다. 돌아가시면 제사도 지낼 필요가 없다"고 그에게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사회가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안 씨는 양산 다방동에 2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오롯이 지내며 고등학교 진학으로 당시 누구라도 그랬듯 부산으로 유학을 가면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그렇게 아내와 결혼을 하고 37년전 울산에서 양산으로 터전을 옮겨 줄곧 철강업에 종사하면서 제2의 삶으로 다시 양산에 정착했다.그렇게 장모님과는 가까운 거리를 오가다 7년 전부터 한집 걸러 밀착한 거리로 이사해서 함께 농사도 짓는 등 부모의 사랑을 온전히 느끼며 지내왔다. 철강업에서 20년 이상을 장기근무하면서 67세를 채운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을 즈음, 그렇게 행복한 나날이 계속 되기를 바랬지만 4년전 부터 장모님은 초기 치매가 시작됐다. 지금은 전혀 거동이 안되는 상황까지 오는 가운데 안헌국 씨는 가족의 만류에도 오롯이 자신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다. 그리고 이 또한 이 일을 행복하게 즐겁게 하고 있다는 거다. 왜냐하면 이 일은 당연한 것이고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당당히 밝힌다."진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그의 인생 철학은 모든 행보를 관통한다. 부모에 대한 효도를 삶의 근간으로 여기며 자주 대화하는 것을 강조해 온 그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대한적십자사에 정기 기부도 잊지 않는다. 그의 일상은 겸손과 배려가 묻어있어 농협조합원으로도 활동하며 지역사회와 연결되어 삶의 중심을 가꾸고 있다.자신이 태어난 고향에 다시 돌아온 그의 양산 고향은 많이 변했다고 한다. 아직도 다방동에는 자신이 태어나 자란 집을 바라보며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깊어지며 아는 얼굴이 하나둘 사라지고 땅과 길이 변한 고향의 정취를 이야기하면서 상실감을 토로하기도 했다.지난해 노인의 날을 맞아 주변 지인들의 한결같은 바람으로 사회적 효행을 인정받아 효자상을 수상했으나, 그는 "그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는 말로 마음을 전했다."진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그의 인생 철학은 모든 행보를 관통한다. 부모에 대한 효도를 삶의 근간으로 여기며 자주 대화하는 것을 강조해 온 그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대한적십자사에 정기 기부도 잊지 않는다. 그의 일상은 겸손과 배려가 묻어 있고 작은 봉사도 마다하지 않고 농협조합원으로도 활동하며 지역사회와 연결되어 삶의 중심을 가꾸고 있다.안헌국 씨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가족 간의 사랑과 효도의 본질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게 한다. 직접 몸으로 보여준 이들의 삶이 지역사회에도 귀한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