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동의 한 카페에 일회용 커피용기들이 쌓여있는 모습."예전엔 원두값만 신경 쓰면 됐는데, 이제는 컵 주문서 보는 것도 겁이 납니다. 여름 대목을 앞두고 설레야 하는데 한숨부터 나옵니다."지난 8일 오후 양산시 남부동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 A씨는 아이스 음료용 플라스틱 컵 주문 가격표를 들여다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매장 한편에 쌓인 일회용 컵과 뚜껑 박스를 바라보는 그의 표정에는 근심이 가득했다.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1000개 기준 3만7000원 선이던 플라스틱 컵 가격은 최근 5만7200원까지 54%가량 폭등했다. 컵뿐만 아니라 뚜껑, 빨대, 컵 홀더, 캐리어, 포장 비닐 등 음료 판매에 필수적인 각종 부자재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영세 카페들이 감당해야 할 비용 부담은 임계점에 달했다.A씨는 "커피 가격을 올리자니 손님이 줄어들까 겁나고, 그대로 두자니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며 "원두값에 일회용품 가격까지 전방위로 치솟으면서 매장 운영을 지속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국제 원두 가격 급등과 일회용품 가격 인상이라는 '이중고'가 동시에 엄습하면서, 양산시를 비롯한 경남지역 카페업계 전반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국세통계포털(TASIS)의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경남지역 커피음료점은 6334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384곳)보다 50곳이 감소한 수치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정점을 찍었던 커피음료점 수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업계 전문가들은 시장 포화와 소비 심리 위축, 저가 프랜차이즈의 무한 경쟁 속에서 최근의 급격한 원가 압박을 견디지 못한 영세 개인 카페들이 버티지 못하고 결국 폐업 길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현재 카페 업계를 압박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가파르게 치솟는 커피 원두 가격이다. 브라질과 베트남 등 글로벌 주요 생산지의 기상이변으로 공급이 불안정해진 데다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수입 원가가 크게 올랐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최근 아라비카 원두 선물 가격은 톤(t)당 8362달러를 기록하며 연초 대비 약 18% 급등했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인한 해상 운임 및 보험료 상승 등 공급망 비용 증가도 고스란히 개인 자영업자들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다.원가 압박은 홀 내부뿐만 아니라 포장·배달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플라스틱의 주원료인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인상된 데다 물류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일회용품 시장 역시 요동치고 있다.물금읍에서 배달 중심의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배달과 테이크아웃 비중이 높은 개인 카페일수록 일회용 컵과 용기 사용량이 많아 체감하는 비용 부담이 훨씬 크다"라며 "원가가 올라도 소비 위축 때문에 메뉴 가격을 마음대로 올릴 수 없는 외통수에 걸린 기분"이라고 하소연했다.이 같은 전방위적 원가 상승은 대형 브랜드와 저가 프랜차이즈마저 흔들고 있다. 한때 '1,000원 대 커피'를 전면에 내세웠던 저가 브랜드들조차 아메리카노 가격을 2000원 안팎으로 줄인상하고 있으며, 주요 프랜차이즈들 역시 가격 조정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지역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지갑을 닫은 소비자들이 늘어난 상황에서 원두값과 부자재비까지 동반 폭등해 소상공인들의 한계령이 임박했다"며 "자본력이 취약하고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이 불가능한 소규모 개인 카페일수록 타격이 더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본격적인 여름철 아이스 음료 성수기를 앞두고 지자체 차원의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세 소상공인을 위한 일회용품 및 부자재 공동구매 지원 시스템 구축, 물류비 보조, 원가 부담 완화 정책 등 실질적인 안안이 부재할 경우 올 하반기 지역 상권 내 폐업 도미노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원두에서 시작해 일회용품까지 번진 전방위적 물가 폭탄 속에서, 지역 카페 업주들은 올여름이 단순한 대목이 아닌 '생존과 퇴출'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정부와 지자체 관련부서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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