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창 시민기자.지난 6월 5일 통영시 용남면 화삼리의 새로 지은 해양보호구역 관리센터 건물에서 ‘제4회 바다숲 잘피 포럼’이 열렸다. 해양보호 식물인 잘피의 중요성을 전국적으로 알리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는 이 포럼에서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되었다.26년 6월 5일 통영시 해양보호구역에서 열린 잘피 포럼.해양보호구역도 람사르 등록 습지가 될 수 있으며, 람사르 등록 습지가 된다면 중앙 정부의 지원과 관광객 증가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람사르 습지란 습지에 관한 람사르 협약에 따라 세계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인정되는 습지를 말한다.우리나라의 순천만이 대표적인 람사르 습지인데, 순천만은 연간 방문객이 400만명이나 되며, 순천만국제습지센터와 순천만정원의 순수한 입장료 수입만 해도 연간 100억원이 넘는다. 이렇게 큰 성과를 내게 된 것은 순천만의 풍경이 아름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순천만이 람사르 등록 습지가 된 이후 순천시청이 홍보 활동을 열심히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순천만정원 등 추가적인 관광 자원의 개발에 힘을 썼기 때문이다. 더욱이 순천만정원 등의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순천시는 중앙정부 예산을 매우 많이 받아왔는데, 이또한 순천만이 람사르 등록 습지이기에 가능했다.국제 람사르 습지 협약에선 간조시 수심 6미터 이내의 바다도 모두 습지로 간주하고 있다. 그래서 호주의 모레턴만(Moreton Bay)이나, 일본의 시즈가와만(志津川湾)도 잘피밭이면서 람사르 등록 습지로서 유명하다.그런데, 우리나라의 습지보전법상 바다 중에선 간조시 수심이 0미터인 조간대 갯벌만을 습지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람사르 등록습지는 습지보호지역 중에서만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현행 습지보전법은 람사르 협약을 위반하는 것이다.그러므로 습지보전법이 람사르 협약을 준수하도록 만들고, 수심 6미터 이내 해양보호구역도 람사르 등록 습지가 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습지보전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습지보전법 제9조를 다음과 같이 개정하면 된다. ‘제9조 ①정부가 협약의 이행을 위하여 협약사무국에 협약등록습지를 통보하려는 경우에는.....해양수산부장관은 습지보호지역 .....또는 해양생태계보전법에 의한 해양보호구역 중에서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여 통보 대상 습지를 정하여야 한다.’만약 이렇게 법이 개정된다면 통영 해양보호구역은 람사르 등록 습지가 될 수 있을까? 람사르 등록 습지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만 될 수 있는데,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의 서식지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로 간주된다. 통영 해양보호구역엔 해마(학명: Hippocampus haema)가 살고 있는데, 이 종은 2017년에 신종으로 등록되었으며, 2024년엔 IUCN(국제자연보전연맹, 아이유씨엔)에 의해 멸종위기종(등급: Vulnerable, 벌너러블)으로 등록되었다. 그러므로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인 해마가 살고 있는 통영 해양보호구역은 람사르 습지로 등록될 자격이 있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해당한다.습지보전법 등을 개정하여 해양보호구역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도록 만드는 것은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국민 전체에게 이익만 주게 된다. 이를 통해서 통영 해양보호구역이 람사르 등록 습지가 된다면, 국제적으로 중요한 이 습지가 더 잘 보호될 수 있고, 더 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수도 있으며, 한국의 체계적인 습지 관리 행정을 세계적으로 자랑할 수도 있다.이날 포럼에선 블루카본 실증센터와 관련되어서도 중요한 제안이 나왔다. 해양에 있는 잘피나해조류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기능을 강조하여 블루카본(Blue Carbon)이라고 부른다. 기후변화 협약에선 이렇게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산림 등을 조성했을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 것으로 간주해준다. 그런데, 해양의 잘피밭이나 해조류숲은 육상의 산림에 비해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지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조사가 더 필요하다.그래서 해양수산부는 이런 연구를 위해 전국 세 곳에 블루카본 실증센터를 짓기로 했다. 그런데, 그 세 곳이 서해, 남해, 동해에 한곳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잘피밭은 남해안에 훨씬 많이 있고, 서해와 동해엔 많지 않다. 그러므로 잘피밭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을 조사하는 블루카본 실증센터를 남해에는 남해 서부와 남해 동부에 각각 하나씩 만들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부분도 법률 개정 또는 해양수산부의 지침 개정이 필요하다.최근 국민의힘 정당의 원내대표로 당선된 통영의 정점식 국회의원은 그 동안 통영과 고성의 시민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해양수산 관련 법률의 개정에 큰 성과를 냈는데, 이번 습지보전법 개정 및 블루카본 실증센터 관련 정책 개선도 추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